구혜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화사한 외모만큼이나 눈부시다. 반짝 반짝 빛나는, 구혜선(24)이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영화 편집실에서 후반 편집 작업에 한창인 그를 만났다.
배우지만 단편 독립영화 '시선'(가제)으로 영화감독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다. 17일 전파를 타는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최강칠우'(극본 백운철ㆍ연출 박만영)에도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몸이 하나 뿐인 게 아쉬울 만한 바쁜 상황. 지난 3월에는 가수 거미 4집 앨범 재킷에 볼펜 일러스트 작품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팔방미인' 구혜선은 배우, 감독, 사랑에 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올 초 종영된 SBS 사극 '왕과 나'에서 폐비윤씨를 연기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독기 어린 연기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구혜선은 차기작으로 또다시 '최강칠우'를 택했다. 6개월 남짓한 '왕과나' 촬영기간 동안 가채를 쓴 탓에 탈모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극이다. 게다가 7회까지는 캐릭터가 부각되지 않는다. 출연이유는 분명했다. 박만영 PD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나에게 지금 같은 굳은 믿음을 심어주신 감독은 처음이었다". 자신에 대한 신뢰로 가득한 감독은 처음이었고, 또한 '나를 믿고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확신을 보여준 감독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MBC '논스톱', SBS '서동요', KBS 1TV 일일극 '열아홉 순정', SBS '왕과나'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구혜선은 "고작 몇 작품 안했는데 대부분 내 캐릭터가 부각됐다"며 "나는 행운아다"고 말했다. "연기 검증도 받지 않았던 내가 주연급으로 캐스팅될 때마다 다들 '이 있을 것이다'고 생각하더라. 특히 '열아홉순정'때는 더 그랬다. 운이 좋았다. 이후 작품들 역시 줄줄이 흥행대박이라 기분이 좋다.(하하)"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구혜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시청자의 기대치만큼은 갈 수 없다. 나의 속도로 가겠다. 가령 물질에 연연하고, 시청자의 기대치에 연연하다보면 인생이 산으로 간다. 내 소신을 잃지 않고 전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혜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사실 구혜선은 5년 전, YG엔터테인먼트와 소속사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가수지망생이었다. 지금 자신이 배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부모님이나 친구들 역시 구혜선이 연기를 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었다. 평소 그림 그리기와 음악작업을 좋아한 YG 양현석 사장의 연기자 제의는 뜻밖이었다고 설명했다.
"양현석 사장님이 처음 만난 날 주저 없이 '너는 연기자 해라'고 말했다. 당시 이 말을 듣고 사무실을 나가라는 말인 줄 알아들었었다. (하하) 지난 해 YG와 재계약을 했다. 서로 돈에 연연하는 사이었으면, YG와의 인연도 이처럼 길지 않았을 것이다. 나와 양현석 사장님과의 관계는 배우와 소속사 대표와의 관계는 아닌 것 같다. 공존관계다."
양현석 사장의 든든한 지원은 구혜선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무슨 일이든 'NO'를 하지 않는 양현석 사장의 말에 힘입어 "일을 저질렀다"는 그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서 연출을 전공하는 구혜선은 영화를 통해 안락사를 주제로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한다. 신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담은 형이상학적 영화라고 설명했다. 구혜선은 "신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빠져들수록 어려운 이야기다. 어려운 얘기를 쉽고 재미있게 그려봤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 두 눈이 반짝 반짝 빛이 났다.
혹자는 구혜선을 '4차원'이라고도 한다. 혼자 걷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보고, 심지어 여행도 혼자 다닌다.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은 나를 '4차원'이라고 하더라. 나와 다르다고 해서 '4차원'은 아니다. 사람마다 개성이나 생각이 다르다.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다보니 '4차원'이라는 시선이 생긴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다. 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속에서 나는 진정 자유롭고 행복하다."
구혜선은 최근 자신에게 자유를 더 많이 주고 있다. 유가급등으로 타고 다니던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택했고, 1~2시간 거리는 주로 걷는다. 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고 힐을 버리고 운동화를 신었다. 이는 "애인이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일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말을 이제서야 깨닫게 됐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이 세상에 전부가 사랑인 줄 알았다. 첫 사랑이었다. '왕과나' 출연당시 심신이 힘들었던 것 같다. 예의바르고 인간적인 사람이 이상형이였다면 이제는 평생 친구같이 서로를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사랑에는 의리가 없었다. 예전에는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어린마음에 두 번 정도 없다고 거짓말도 했었다.(하하) 연애 하고 싶지만 지금은 정말 없어서 못한다."
외유내강, 가냘픈 체구에 예쁘장한 얼굴로만 평가할 수 없는 그다.
구혜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