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조작 방송 논란에 휩싸였던 SBS '아이디어 하우머치'가 정규편성돼 오는 22일부터 다시 전파를 탄다.
'국내 최초 아이디어 경매쇼'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개발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상품을 유망중소기업 CEO 등이 경매를 거쳐 계약을 맺어 사는 형식.
당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됐던 1월7일 방송분에서는 컴퓨터 사용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도 컴퓨터에 원하는 정보가 전달되는 상품인 '맞춤 정보화면 보호기'가 무려 7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방송 직후 낙찰 업체에서 이미 유사한 상품을 서비스하고 있었다는 문제제기가 이뤄지면서 조작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또 이 업체와 경매에 참여한 또다른 업체가 긴밀한 관계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담합 의혹까지 제기됐다.
제작진은 해명을 통해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정규편성을 포기해야 했고 논란은 5개월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힘이 없지만 유망한 발명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뜻깊은 기획의도에도 불구하고 특허와 경매라는 민감한 과정 때문에 같은 문제의 재발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SBS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명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태도로 정규편성을 시도했다. 또한 파일럿 방송에서 불거진 문제들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민인식 책임프로듀서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경매 참여자들간의 내부 관계 위험성에 대해서는 기술보증기금의 데이타베이스를 통해 1차로 스크린할 것"이라며 "등록이 안돼있는 규모가 작은 개발자들에 대해서도 신용평가조사 업체에 의뢰해 2차 스크린을 한다"고 밝혔다.
민 책임프로듀서는 또 "경매참여자들에게는 사전에 각서를 받아 담합을 방지할 것이며 사후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계약과정을 비롯해 주기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장치가 철저해지면 검증과정이 복잡하고 길어지는 만큼 신선한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엿볼 수 있는 흥미요소가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민 책임프로듀서는 "유망중소기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빛을 보게 해 대기업 위주의 인식을 전환하겠다는 취지를 살리고 프로그램의 투명성을 지키기 위해 당분간은 재미 부분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낮 12시5분에 방송되는 첫회에서는 대학생이 발명한 '자동분리수거 쓰레기통', 기술보증기금에서 2억원대의 기술평가금액이 나온 '맞춤 애니메이션', 디지털 부화기 '알까기'가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