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강철중:공공의 적1-1'(이하 강철중)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9일 개봉한 '강철중'은 나흘만에 140만명을 동원해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가파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강철중'의 이같은 흥행은 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100만명 이상 동원한 작품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 단 두 편에 불과할 정도로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강철중'은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 '공공의 적'이라는 브랜드의 결합으로 본의 아니게 한국영화 구원투수 역을 맡게 됐다. 때문에 '강철중'의 흥행은 단순한 흥행 이상으로 7~8월로 이어지는 한국영화 기대작에 바람을 일으킨다는 기대를 준다.
영화계에서는 공공연하게 "'강철중'이 잘돼야 관객들이 한국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물론 '강철중'을 단순히 한국영화를 살리기 위해 관객이 보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한국영화 살리기 마케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강철중'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노기획측은 "영화가 재미있다는 것에 중점을 뒀지, 한국영화 구원투수론은 자칫 위기로 몰고 갈 수 있어서 최대한 자제했다"고 밝혔다.
투자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강철중'의 초반 흥행세가 지난해 700만 관객을 모은 '화려한 휴가'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내심 비슷한 흥행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강철중'의 흥행이 7월17일 개봉하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철중'의 흥행이 당장 이달 26일 개봉하는 '크로싱'과 '무림여대생'에 상승효과를 줄지는 미지수이다. '강철중'과 '크로싱'은 워낙 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며, '무림여대생'은 2년 전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 궁금증을 낳는다.
하지만 '강철중'의 흥행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크로싱'의 한 관계자는 "'강철중'의 흥행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크로싱'을 찾는 관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놈놈놈'과 '님은 먼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 7월 중순부터 한주 차이로 개봉하는 영화들도 '강철중'의 흥행을 반기고 있다.
'님은 먼곳에' 제작사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강우석 감독님이 7월 영화들을 위해 길을 닦아 놓겠다고 했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강철중'의 흥행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1000만 관객 릴레이를 이어갔던 2004년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