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는 이준익 감독이 영화를 관객수로 판단하는 최근의 경 향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준익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정동 이화여고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화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제작 영화사아침)의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는 기록경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24일 '님은 먼곳에'의 개봉을 앞둔 이준익 감독은 예상 관객수를 묻는 질문에 "그걸 어떻게 아느냐, 숫자는 하늘만이 안다"며 1000만 감독이란 호칭에도 "1000만 못한 영화가 많다"고 받아쳤다.
이 감독은 "영화의 산업화가 급진적으로 이뤄지면서 두가지 가치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과거 경제적 가치가 소홀하게 다뤄졌다면 최근에 지나치게 경제적 가치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기록경기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숫자에 대한 습성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으로 독보적인 연출 스타일을 과시해 온 이준익 감독은 이번 '님은 먼곳에'를 통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쟁 영화에 도전했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남편을 찾으러 간 여성 순이의 이야기를 담은 '님은 먼 곳에'는 태국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하는 등 순제작비만 71억원이 든 대작이다.
이준익 감독은 "그간 남성중심적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영화를 대상화 도구화 한다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며 "이번에 만회해보려고 여성중심적으로 찍어 달성했으니 한 번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