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T(왼쪽)와 대성
아이돌그룹들의 트로트 도전이 지속되고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 귀엽거나 혹은 멋진 외모, 강렬하거나 혹은 따스한 노래,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등으로 대변되는 아이돌그룹. 그렇기에 그 간 아이돌그룹과 트로트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도 지난 1990년 중반 이후 여러 아이돌그룹이 한국 가요사에 한 획을 그어왔지만 트로트를 선보인 그룹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13인조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는 이특, 희철, 강인, 신동, 은혁, 성민 등 6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유닛 슈퍼주니어T를 결성해 지난해 트로트 '로꾸거'를 발매했다.
또 하나의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의 대성 역시 최근 트로트 '날 봐, 귀순'을 온라인 상에 발표했다. 특히 이 곡은 빅뱅의 리더이자 팀 내 프로듀서인 지드래곤이 직접 작곡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물론 이 곡들은 정통 트로트 보다는 신나는 리듬을 강조, 세미 트로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아이돌그룹의 트로트 도전이라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그 배경, 즉 아이돌그룹이 왜 트로트와의 결합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여러 가요 관계자들은 10대 소녀들이 팬들의 주류를 이루는 아이돌그룹들이 팬층을 넓히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아이돌그룹이 공연을 가질 때, 팬들에 보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벤트성으로 트로트를 발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도 하다.
슈퍼주니어T 멤버들 역시 '로꾸거 발표 당시 "아이들 그룹도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고 1, 20대가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트로트 발매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빅뱅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측도 대성의 '날 봐, 귀순' 발표에 대해 "언젠가 빅뱅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지드래곤이 대성을 위해 새로운 곡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며 "대성이 빅뱅 콘서트 때 부를 새로운 곡이 필요하다고 느껴 트로트곡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대성은 빅뱅 콘서트의 흥을 돋우기 위한 한 방편으로 트로트 도전에 나선 것이다.
아이돌그룹의 트로트 도전이 기대 만큼의 결과를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아이돌그룹의 트로트 도전이 계속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그들의 팬들에는 색다른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