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았던 황영조(38)가 이번 올림픽에서 SBS 마라톤 해설위원을 맡았다.
99년부터 마라톤 해설자로 활동해 온 그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보스턴마라톤, 런던마라톤 등 굵직한 국제 마라톤 대회의 해설로 나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생생한 중계와 함께 화려한 입담도 자랑하는 10년차 베테랑 해설자다.
그는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마라톤 대표팀을 이끌다 쓰라린 실패의 아픔을 맛봤다. 한국 마라톤의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며 대표팀을 지휘했던 그는 메달 획득을 자신했지만 지영준이 7위, 김이용이 14위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 올림픽에선 대표팀 일선에서 물러나 다시 중계석에 앉는다. 그러나 긴장감은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아시안게임 못지않다. 베이징올림픽에 나서는 3명의 선수 중 2명이 그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황영조 은퇴 이후 한국 마라톤을 이끌어 왔던 이봉주는 그와 동갑내기 동료이고 김이용은 그의 지도를 받았던 제자다. 비록 몸은 중계석에 있지만 마음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응원한다.
황영조는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일본의 라이벌 모리시타를 몬주익 언덕에서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국민 영웅이다. 고 손기정옹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우승한 후 56년만의 마라톤 금메달이어서 사람들은 그를 '몬주익의 영웅'이라 부르며 찬사를 보냈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지 16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유명세는 여전하다. 강원도에선 매년 그의 올림픽 제패를 기념하는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팀의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각종 마라톤 대회 참석 요청과 특강 요구도 끊이지 않는다. 매년 어려운 마라톤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사회봉사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