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정선희 "어린아이처럼 두려워 도망가고 싶었다"

김현록 기자  |  2008.07.14 12:19


촛불집회 발언 이후 MBC라디오 FM4U의 '정오의 희망곡'으로 복귀한 정선희가 눈물의 복귀 소감을 쏟아냈다.

정선희는 14일 방송된 '정오의 희망곡'을 통해 37일만에 DJ로 복귀, "어린아이처럼 두려워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그동안 참았던 회한을 길게 풀어냈다.


정선희는 "오랜만에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자신감도 없어지고 두려운 감정이 많이 느껴진다. 사람을 사귀는 연애도 오랜만에 하면 감이 떨어지고 긴장돼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얼마간의 어색한 시간을 견뎌야 한다.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떨리는 순간을 극복하려고 합니다. 조금은 긴장되게 여러분과 마주 서게 됐다 "고 담담한 목소리로 밝혔다.


정선희는 오프닝 멘트 후 첫 노래가 끝난 뒤 터지려는 울음을 참으며 "정말 오랜만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니까 시그널을 들으니까 감정이 복받쳐 올라서 오프닝을 잘 하지 못했다"며 "그 시그널을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한달 반 정도 만에 '정오의 희망곡'에서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게 됐는데 복귀를 반대하는 분도 있고 응원해주시는 분도 있다"며 "제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제 마음을 조금씩 털어놓는것이 좋다고 생각해 염치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일이 생긴 뒤 2주 정도는 평상시처럼 방송을 하지 않을까. 다른 각도에서 기분 풀려고 오셨던 분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될까 방송을 너무 어렵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정신없이 2주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정선희는 "그렇다보니 방송 중에 게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보이는 라디오에서의 게스트와의 모습이 오해를 자아냈던 것 같다"며 "일일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고 이런 상황에 그런 말밖에 이렇게밖에 말할 수없어서 일일이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그게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시간이 지나면 오해가 풀리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지날수록 예상치 못했던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되고, 그게 마음이 가장 아팠다"며 "'정오의 희망곡'은 내가 가장 소통할 수 있는 장소였다. 여러분의 일상의 작은 일들을 하나의 역사처럼 공유하던 공간이었는데 어느새 제가 제 인생에 있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정치적인 인물로 해석되니까 당혹스러웠고 어린아이처럼 두려워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정선희는 "사람들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고 싶었다. DJ로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자신이 없었다. 의도와 상관 없이 실수한 부분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을텐데 오해를 풀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저를 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다"고 자진 하차를 결심했던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정선희는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고 많은 생각을 했고 많은 것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무지하게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제 인생을 통틀어 배운 것이 많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앞서 정선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서서히 불붙던 지난 5월 22일 '정오의 희망곡'에서 "맨홀 뚜껑을 훔쳐가는 사소한 일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하는 범죄이고 촛불 집회처럼 큰일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서 그런 사람이 없으리란 법은 없다"고 말해 네티즌으로부터 촛불 집회를 비하했다는 맹비난을 받아왔다.

이후 정선희는 MBC '정오의 희망곡', '불만제로',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좋은 날', '찾아라, 맛있는 TV', MBC드라마넷 '삼색녀 토크쇼' 등에서 5개 프로그램에서 차례로 하차했다. 한편 논란의 진원지가 된 '정오의 희망곡'과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은 임시 MC 형태로 진행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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