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신해철, 20주년 공연 소름끼치는 '관록의 힘'(종합)

이수현 기자  |  2008.07.18 23:21
가수 신해철 ⓒ송희진 기자 가수 신해철 ⓒ송희진 기자


20년이면 강산이 2번 변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신해철은 무한궤도로, 신해철로, 넥스트로, 비트겐슈타인으로 끝없는 변신을 시도하며 14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2008 리멤브런스' 공연은 20년간 신해철의 변모한 모습을 오랜 팬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신해철은 18일 오후 8시15분부터 800여 명의 팬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 멜론악스홀에서 자신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인 '2008 리멤브런스'를 열었다. 세월의 흐름도 그의 무대 열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신해철의 한곡 한곡에 팬들은 소름이 돋을 정도의 짜릿함을 느꼈다.

신해철은 '프렌즈(FRIENDS)', '도시인', '그로잉 업(Growing up)' 3곡을 연속으로 선보인 뒤 "벌써 21년이 돼버렸다"면서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날아라 병아리', '해에게서 소년에게', '인형의 기사', '아주 가끔은', '먼 훗날 언젠가', '일상으로의 초대' 등 그간 자신이 발표했던 주옥같은 노래들을 차례로 부른 신해철은 코감기에 걸려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열창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특히 무반주로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부르고, '일상으로의 초대'에서 가사에 어울리는 귀여운 율동을 선보이는 등 20주년 기념 공연에 걸맞는 색다른 모습들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이날 신해철은 "앞으로의 컨셉트는 살을 10kg 더 찌워서 '오지 오스본'으로 가겠다", "이모부대 100명이면 카트엘도 무섭지 않다" 등 '신해철다운' 거침없는 발언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또한 신해철은 "앞으로도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고 살겠다"면서 "여러분들도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서 지금처럼 만나자"고 오랜 팬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신해철은 "뒷통수도 맞아보고 배신도 당해봤다"면서 "정글 같은 살벌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얼굴만 마주쳐도 웃어주고 내가 무대에서 한발만 들이밀면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시간이 갈수록 감사하는 마음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20년이 돼 감사하는 마음은 강해졌지만 표현할 방법을 몰라서 똑같이 말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앵콜곡 '히어 아이 스탠 포 유(Here I Stand for You)'를 부른 뒤 신해철은 함께 무대를 꾸며준 그룹 넥스트 멤버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신해철은 날리는 꽃가루와 함께 넥스트의 '영원히'를 부르며 팬들과 함께 한 2시간40분간 진행된 아쉬운 무대를 마쳤다.

이 공연에는 20년 된 가수 신해철의 다양한 팬들이 자리를 채워 눈길을 끌었다. 신해철이 '이모 부대', '형 부대'라고 말한 나이든 팬부터 고등학생 커플, 아이를 품에 안고 남편과 함께 점프하며 공연을 즐기던 주부까지 함께 해 세대를 넘나드는 신해철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무한궤도'의 리드보컬로 가요계에 데뷔한 신해철은 이후 솔로와 그룹 넥스트 등으로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사회적 핫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10일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4CD에 총 49곡이 수록된 음반 '리멤브런스(Remembrance)'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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