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빅5 따라잡기⑤]'눈눈이이', 발빠른 도심범죄물

전형화 기자  |  2008.07.23 13:27


올 여름 극장가에는 기대를 모으는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했다. 규모와 캐스팅, 소재에서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영화들이 즐비하다. 스타뉴스는 '강철중:공공의 적1-1'를 비롯해 '크로싱'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 '님은 먼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까지 한국영화 다섯 편을 총5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눈눈이이'에 '놈놈놈' 있다?

31일 개봉하는 '눈에는 눈,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는 17일 개봉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이하 놈놈놈)과 여러모로 비견된다.


'놈놈놈'이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초호화캐스팅을 자랑했듯이 '눈눈이이' 역시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다른 매력을 가진 빅스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놈놈놈'이 광활한 만주벌판을 배경으로 웨스턴이라는 장르영화로 만들어졌다면 '눈눈이이'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형사와 범인의 쫓고쫓기는 도심 범죄물이라는 장르영화를 표방한다. 또한 '놈놈놈'이 액션활극을 추구해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처럼 '눈눈이이' 역시 한국적 액션으로 무장해 즐거움을 준다. 선굵은 남성영화라는 점도 두 영화의 닮은 꼴 중 하나이다.


이처럼 '놈놈놈'과 '눈눈이이'가 비견된다는 것은 두 영화의 관객층이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놈놈놈'과 한 주 차이로 경쟁을 벌이는 '님은 먼곳에'는 액션과 드라마로 갈려 관객층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놈놈놈'과 눈눈이이'는 액션영화와 볼거리를 선호하는 관객층이 겹치기 때문에 두 영화가 서로 어떤 경쟁을 펼칠지도 관람 포인트 중의 하나이다.

각각 두 영화를 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뚝심 대결 역시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남을 것 같다.



#한석규 vs. 차승원: 열정과 냉정의 대결


'눈눈이이'의 최대 볼거리는 뭐니뭐니 해도 한석규 차승원 두 배우의 연기대결이다. 한석규는 범죄자를 잡기 위해 폭발하는 듯한 뜨거움을 가진 형사반장을, 차승원은 복수를 위해 완전범죄를 꿈꾸는 냉정한 범인을 연기한다.

한석규는 열정 속에 냉정함을, 차승원은 냉정함 속에 열정을 담은 인물을 연기해 정확히 반대 인물을 영화에 담아냈다. 두 사람이 자석의 서로 다른 극처럼 끌리는 데는 각자가 그려낸 캐릭터의 공이 상당하다.

할리우드 영화 '히트'나 홍콩영화 '첩혈쌍웅'처럼 형사와 범죄자가 쫓고 쫓기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장르 영화는 많다. '눈눈이이'가 관객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한다면 관객에 익숙한 이런 장르를 보다 설득력 있게 그려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구타유발자'를 흥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눈눈이이'의 한석규에게서는 기시감을, 차승원표 코미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눈눈이이'의 차승원에게서 이질감도 맛볼 수 있다.

#'눈눈이이'='히트'+'오션스일레븐'+'스팅'

'눈눈이이'는 한석규와 차승원의 대결 뿐 아니라 또 다른 이야기 축이 재미를 더한다. 형사와 범죄자, 두 사람이 동시에 복수를 꿈꾸는 '악의 축'(송영창)이 등장해 갈등을 더한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가 맞대결을 벌였던 '히트'의 구조에 갈등을 빚던 인물들이 하나의 적을 골탕먹인다는 '스팅'의 재미가 더해진 것이다. 특히 사악하기만 한 적은 이 영화의 단순함을 한층 두드러지게 한다.

곽경택 감독은 "아주 나쁜 악당이 있고, 그 악당이 세면 셀수록 관객의 쾌감이 커진다"고 했다. '눈눈이이'에 '공공의 적'보다 더 사악한 공공의 적이 등장하는 건 그 때문이다.

도심 범죄물 답게 '눈눈이이'는 범죄자들이 그룹을 이뤄 크게 한탕을 하는 사건이 두 번 등장한다. 현금 수송차를 강탈하는 영화 초반부와 제주도에서 밀수한 금을 가로채는 중반부는 마치 '오션스일레븐'처럼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진다.

물론 '오션스일레븐'처럼 범인들의 캐릭터가 생동감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을 수 있다. 곽경택 감독은 "조연들보다 주연들에 힘을 실어 이야기를 끌고 가고 싶었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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