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엄마 '한자'를 두고 시청자들의 찬반 논란이 여전히 팽팽하다.
KBS 2TV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의 40년차 주부 한자(김혜자 분)는 가사노동의 해방을 외치며 집을 나와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지난주 방송분에서 1년여의 휴가를 얻어 원룸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한자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혼자 심야영화를 보는 등 그 간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화점에서 네일아트를 받으며 행복감을 느끼는 한자는 한껏 치장을 하고 딸 영수(신은경 분)의 시어머니인 사부인과의 저녁 식사에 나간다. 이어 사부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휴가 한 번 찾아먹고 들어가면 억울하다는 생각도 없어지고 여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의 분가 이유를 설명했다. 평생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한자가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저녁식사 후 커피숍에서 딸 영미(이유리 분)를 만나 차를 마시던 한자는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서 차 마셔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꿈속에서는 비도 내렸는데 오늘은 비가 안 온다"고 소녀처럼 아쉬워한다.
또 구청에서 실시하는 서예와 컴퓨터 강습을 신청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기대감에 가슴 설레어하기도 한다.
이처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한자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대립각을 이루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자를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문화센터에서 서예 배우고 컴퓨터 배우고 매니큐어 칠하고 하는 일들을 굳이 가출해서 해야만 했느냐"며 "굳이 따로 나가 살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조금씩 변화를 주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기적인 한자 때문에 신혼 1년도 안 된 며느리 미연(김나운 분)이 제일 고생한다"며 연민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다음방송분에는 한자의 남편이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 떠나는 장면이 나왔으면 좋겠다" 며 "한자가 아니라 환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한자의 태도가 이해가 안 된다는 분들은 어머니들의 삶을 한번이라도 심사숙고해 본 적 있느냐"며 "왜 엄마들은 항상 참고 살아야만 하는가"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예전부터 엄마에게 느꼈던 마음과 소망을 한자가 하고 있는 것 같다. 여지껏 자식들을 위해 누리지 못했던 삶의 여유를 맘껏 누렸으면 좋겠다"며 한자에게 공감을 표한 시청자도 있다.
이렇듯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시청자는 "어머니의 삶, 사랑과 희생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감사하는 기회를 갖게 된 건 확실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엄마가 뿔났다'는 전국29.8%의 시청률을 보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