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가 'MBC에 바란다'에 올린 글 전문

김수진 기자  |  2008.08.14 12:34
강병규 ⓒ임성균 기자 tjdrbs23@ 강병규 ⓒ임성균 기자 tjdrbs23@


프로야구 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지난 13일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한국 대 미국 경기 중계 해설 취소와 관련해 MBC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제작진에게 공개 질의를 표명해 눈길을 끈다.


다음은 강병규가 iMBC 홈페이지 'MBC에 바란다'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남긴 글의 전문.

MBC 스포츠 제작단 허연회 기획팀장과 야구 미국전 작가와 담당PD께 고합니다.


어제 경기 극적인 승부만큼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준 우리 야구대표팀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힘을 주고 싶었지만, 경기장에 응원가기가 너무나도 어렵고 힘드네요. 입장권도 구하지 못한 제자신이 한심하고 너무 미약함을 느낍니다.

승리의 기쁨을 보지 못하고 실시간으로 서울에서 보내오는 소식들로 경기소식을 듣는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야구'라는 단어를 머리와 가슴에서 잊어본 적이 없을 만큼 저는 야구를 사랑했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제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야구선수로서 살아왔으니까요. 방송에서 주로 선수시절 이승엽 선수에게 홈런을 맞는 장면을 이야기 하며 동료 출연자들에게 장난과 놀림을 당할 때도 창피함 보다는, 이렇게라도 사람들이 야구선수로 기억해 주는게 고마웠고, 저 자신도 선수시절을 떠올리며,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웃을 수 있었습니다. 아! 나도 프로야구선수생활을 10년이나 했었지! 하구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했으니까 한 20여 년 유니폼을 입었고요. 저는 프로야구선수 출신이고, 야구인입니다. 지금은 방송을 직업으로 갖고 살아가고 있지만, 누가 뭐래도 저는 야구인의 뜨거운 피가 몸의 흐르는 사람입니다.


이런 제가, 어제 , 그것도 '야구'라는 가슴 설레는 단어에 자존심과 상처를 입은 일에 대해, 제 입장을 이야기 하려 합니다. 오래간만에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를 만큼 재미있는 또,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 북경올림픽 때문에 베이징에 와있습니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각 분야의 스타들과 함께 원정대를 결성하여,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기쁜 마음으로 선수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인터넷 검색어에 'MBC 강병규 야구해설취소' 라는 문구를 보고 이런일도 있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 하셨을 겁니다.

어제 저의, 전화기와 이메일, 그리고 블로그의 여러 댓글들 정말 수많은 분들이 여러 말들을 남겨주셨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어제, 아! 내가 뭘 잘못했었나 생각해봤고,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글들을 읽으면서, 야구팬들 대부분이 너무나 궁금해 하시는 부분만큼은 제가 직접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언론매체 여러 곳에 났었던 어제 일에 대한 기사와 MBC스포츠국 관계자의 말에, 구체적인 답을 드릴테니 이를 읽어 보시고, 야구팬 여러분들은, 객관적인 판단을 MBC의 스포츠 국 책임자께서는 답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림픽 응원원정대를 결성하고 바쁜 일정을 준비 하고 출국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8월7일 쯤으로 기억 합니다. MBC 스포츠 국에서 저의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북경 현지에서 대 미국전 야구경기를 MBC 가 할 예정인데 원정대로 베이징에 가시니까, 현지에서 MBC 야구중계를 출연 좀 부탁한다구요. 저는 매니저에게 이렇게 전달을 받았고, 저는 원정대 응원일정을 체크한 후 결정하자고 답변을 MBC에 전달토록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8월9일에 베이징에 도착했죠. 감동적이었던 핸드볼 경기를 관람하고, 우박 비를 맞으며, 여자양궁단체전 금메달을 지켜봤고, 그 감격에 숙소로 돌아 왔을 때, 이번 미국전 야구중계 담당 작가라는 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의 매니저에게로 말이죠. 스케줄이 되시냐고 물어왔다고 하기에, 제가 꼭 조절해서 해보자고 얘기를 했고, 저의 매니저는 MBC에게 스케줄은 조절하면 되니까, 무슨 역활을 하게 되는지 물어 봤다고 합니다. 이에 담당 작가는 올림픽 IBC홀 내의 MBC 스튜디오에서 아나운서들과 함께 경기를 보며, 스튜디오 중계를 하면 되고 프로야구선수 출신이니 전문가적인 견해를 밝혀 주시면 되며, 경기를 보면서 재미있는 방송 부탁 한다 구요. AD카드가 준비되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장엔 가지 못하지만, 스튜디오에서의 역할도 크니까 잘해주시라는 부탁과 함께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저의 매니저가 물어보자, 지금 현재 MBC 유도를 추성훈 K1 선수가 특별해설위원 으로 활동 하게 되는데 강병규 씨도 그 역활로 생각 하시면 된다구요. 그런 이야기를 매니저에게 듣고, 제가 방송을 하겠다고 수락했습니다. 그때가 8월10일이었죠? 작가님! 아닌가요?

그동안 꽤 많이 야구경기 해설에 대해, 고민하고 망설였기에 걱정이 돼서, 경기 전에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자고, 제가 말하며 작가와 PD께 미팅을 제가 제안을 했고, 담당 작가는 매일 생방송으로 스튜디오 방송을 하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전화로 대화 하면 안되느냐고 답이 왔고, 경기 전날인, 8월12일 밤에 저희 원정대가 묶는 숙소에서 미팅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물론 그 중간에 출연료와 의상 등 당일 시간조절까지 세부적인 내용도 조율했고, 심지어 담당 작가는, 이번에 추성훈 선수가 출연료로 2일 특별해설위원을 맡는 조건으로 1일에 50만원 씩, 100만원을 주기로 했으니, 그 정도에서 출연료도 알고 계시면 된다고 했죠?

이렇게 구체적인 사실들이 있었는데, MBC 스포츠 국 팀장은 그냥 단순 패널로 알고 계셨다고 인터뷰를 하셨던데 그럼, 담당 작가께서 직권남용을 하셨다는 얘기인가요? 그렇게 섭외만 일단 받아놓고, 현장에서 패널 역할 정도만, 해달라고 저에게 말하실 생각이셨던 건가요?

그리고, 패널 역할이라고 하셨는데 패널은 뭘 하는 건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야구중계에서 패널이라. 야구팬들은 혹시 야구중계에서 패널이란 무슨 역할인지 아시는지 물어 보고 싶습니다. 프로야구선수 생활을 10년 동안 이나 했던 저를 '단순패널이었다' 라고 말하시는 그 모습에 프로선수 생활을 했었던 저는 그럼 중요 패널은 누굴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이 창피하고 수치스러우며, 정말 얼굴이 화끈 거립니다.

음, 지난 8월11일 이었나요? 원정대 스케줄 조정 중에 저의 대 미국전 스튜디오 중계해설 관련이야기를 기자분들께서 알게 되었고, 그 내용이 재미있으셨는지 기사들을 많이 써 주셨더군요. 나중에 보니 제가 볼 때 과장된 기사들도 더러 있었구요.

뭐 스튜디오에서 방송하는 걸 두고, 제가 직접 야구장에 가서 허구연 위원과 같이 중계석에 앉게 됐다 던지 또, 아주 간곡하게 MBC에서 해설 부탁을 했다 던지, 나중에 기사 검색을 해보니 그런 부분들은 좀 잘못됐더군요.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 부분은 오해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원정대일정 중에도, 나름 굉장히 긴장하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도 있었구요. 그런데, 13일 대 미국전을 하루 앞둔 12일 저녁 야구중계 담당 작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답니다.

저의 매니저가 전화통화를 직접 한번 해보시라고 하여 제가 직접전화를 했습니다. 저의전화에 담당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도된 기사내용 내용 때문에, MBC 스포츠 국 고위제작진이 굉장히 불쾌하고 있으며, 아무래도 이번 스튜디오 방송은 어려울 것 같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서 제가 물어 보았습니다. "어떤 기사 내용이 그렇게 불쾌하며, 문제가 됐나요?", "스튜디오든 야구장이든 저랑 이야기 된 대로 만 진행하면 되는것 아닌가요?"라구요.

방송을 취소하는 건 개인적으론 아무문제 없지만 보도이후 관심을 주신 분들께는 무어라 해야 하나? 하는 황당함에 제가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취소이유가 저도 궁금했습니다.

답변이 돌아 왔습니다 . "자세한설명은 드릴 수 없고 자신조차 '답답' 하다"구요. "방송이 장난이냐"고 제가 말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이 거였습니다. "허구연 위원께서 상의 없이 공동해설을 결정해서 허위원이 제작진에게 항의까지 했다구요." 그래서, 제작진이 아주 난처 하다구요. 돌아가는 상황이 아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졌고, 제가 봐도 공동해설은 잘못 과장된 기사였습니다.

만일 진짜로 기사내용이 MBC스포츠국의 심기를 건드려 저의 스튜디오 해설이 취소 됐다면, 저에게 전화라도 걸어 제가 정말 그렇게 알고 있는지? 그런 내용으로 인터뷰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했어야 했고, 그 후에 출연취소를 하던, 해설은 전혀, 아니고 단순패널로서 몇 마디 할 예정이었다고 하던 저에게 이야기를 했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몇 몇 기자 분들이 과장되게 메인 해설자로 기사를 쓴 것은 실제 경기중계를 보면 확인 할 수 있을 거고, 일단, 약속한 대로만 진행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기자 분에게 정정기사를 부탁하시면 되는 거구요.

마지막, 담당 작가의 멘트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더군요. " 방송취소 마무리는 좀 입을 맞추어서 잘 말해주셨으면 좋겠다" 라구요.

그리고 "해설위원이 항의했었다는 이야기는 빼주시라고요" 제가 이렇게 답 했습니다. "MBC스포츠 팀에서 저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구요". 그 후에 담당 작가는 "지금 이 상황을 잘 해결 해보도록 노력해 본 후 다시 전화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은 없습니다. 자! 이 내용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MBC스포츠국 허연회 팀장께 강병규가 마지막으로 질문합니다.

첫째, 추성훈 선수가 유도 중계할 때 단순패널입니까? ( 왜? 추성훈 선수 예를 들었을까요?)

둘째,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10년 이상 했던 선수출신을 단순패널 로 출연시켜 뭘 시키려고 하셨나요?

셋째, 출연결정이 기사화되면 출연결정은 취소하는 게 MBC스포츠 국 방침입니까?

그럼 저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어야죠? (틀린 내용이 보도됐다면, 정정하면 됩니다)

넷째, 물론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이나, 기자 분들의 주관적인 생각에 감정 상할 바보는 아니지만 "북경에서의 활약이 부족해 이런 걸로 이슈를 만드는 것 아닌가?" 이런 말은 진정 본인의 입으로 직접 하신 건 아니겠지요?

다섯 번째, 바쁘더라도, 부하 직원 및 스태프의 업무 및 섭외파악정도, 그리고 중간보고는 직접 챙기시지요? "강병규 매니저가 출연결정을 안했다"는 그런 말씀은 인터뷰 기사로 보고 싶지 않네요. 또, 사전에 MBC스포츠 국 내부회의 없이 섭외부터 하나요? 스포츠를 직접 하는 사람이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의를 해놓고, 수락한 사람을 다시 평가한다면 제의를 받은 사람도 수락 먼저하고 나중에 번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겠지요? 항상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시지요? 이번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지막으로 MBC와 이번 야구해설 취소에 관련된 논쟁은 그만뒀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또 개인적으로도 잘 알고 있는 야구계의 대선배님이신 허위원님! 어떤 이유로든 저는 허위원님의 이번 중계 건의 코멘트를 작가에게 듣게 되었는데요. 절대 오해는 하지 마시구요. 제가 허구연 위원님 옆자리에 앉겠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야구인들이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해서 방송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나요?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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