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올림픽]언론통제·인권탄압 '감시 올림픽'

언론자유지수순위는 169개국중 163위

김보형 기자  |  2008.08.25 07:30
↑베이징올림픽을 수갑으로 표현한 국경없는기자회의 홈페이지 ↑베이징올림픽을 수갑으로 표현한 국경없는기자회의 홈페이지


지난 17일간 세계의 눈을 중국에 집중시킨 베이징올림픽이 24일 폐막했다. 최대 규모의 참가국과 참가인원을 자랑한 대회였지만 인권과 언론자유와 같은 문제들은 해결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발단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립싱크 사건. 해외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중국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중국 당국이 중국 매체에 이에 대한 보도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 기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공산당 베이징시위원회 선전부가 14일 개막식 립싱크 사건에 대해 보도하지 말 것을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개막식 립싱크 사건은 화교대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처음 전했지만 다른 중국 매체는 이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또 중국 당국은 포털사이트에도 “인터넷이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평가를 결정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올림픽에 대한 비판이나 공격을 하는 글은 삭제하고 올림픽을 칭찬하는 글을 크게 취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한 경찰서 테러 사건을 보도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7일 3만위안(약 45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중국 시민들에 대한 감시도 삼엄했다. 집회 신고서를 낸 중국인 6명은 당국에 체포됐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기간 중 베이징 시내 공원 3곳에서 열리는 집회를 허락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들 공간에서 집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또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100여 개의 CCTV는 시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는 접근이 차단되기도 했다.

외국 언론에 대한 통제도 강화됐다. 빈민층과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베이징 외곽이나 낙후된 시장 등에 대한 취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톈안먼 광장을 배경으로 한 촬영도 허가를 얻기가 까다롭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는 중국의 태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의 로베르 메나르 회장은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유럽 국가원수들을 “용기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베이징올림픽은 억압의 상징”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실제 국경없는기자회 공식 홈페이지(http://www.rsf.org)에는 ‘Olympic Games go’라는 문구 아래 오륜기의 원을 모두 검은 수갑으로 그려놓았다. 또 수갑 오륜기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22일까지 20명 이상의 외국기자들이 체포됐고 10일 이상 구금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또 100여 명이 넘는 인권운동가들이 억류 중에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한 중국의 언론자유지수순위는 전체 169개국 중 최하위권인 163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16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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