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연애결혼' 김민희, MBC '에덴의 동쪽' 이다해, SBS '타짜' 한예슬(왼쪽부터)
역대 최다 금메달을 수확하며 안방극장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던 2008 베이징올림픽이 24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온 국민이 함께 울고 웃으며 보냈던 꿈같은 17일이 어느덧 기억 저편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방송가들은 더욱 분주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이는 지난 8일 올림픽이 개막한 이래 SBS KBS MBC 등 지상파 방송3사가 경기 생중계를 이유로 결방했던 드라마들이 정상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림픽 폐막과 함께 지상파 3사의 새로운 드라마들이 줄줄이 방영을 예고하고 있다.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를 비롯해 주말극까지 새로운 드라마가 총 9편이나 대기하고 있다.
이로써 안방극장 TV드라마들의 시청률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림픽이 열린 지난 17일간 지상파 3사는 총 22회나 드라마를 결방했다. 이는 일일드라마와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후속이 무려 3주, 6회나 방송되지 않을 것을 뺀 수치다.
때문에 동시간대 드라마 간 제대로 된 시청률 집계는 물론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 가령 지난 12일의 경우 밤 10시 드라마 방송시간대 KBS 2TV '최강칠우'를 제외한 SBS '식객'과 MBC '밤이면 밤마다'가 결방됐다. '최강칠우' 입장에서야 경쟁 작품이 없어지면서 시청률 특수를 누릴 수 있으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채널 선택권을 박탈당한 셈이다.
다행히 24일 올림픽이 끝남에 따라 각종 드라마들이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새 드라마와 올림픽 기간 결방을 통해 확보한 시간으로 더 공을 들인 드라마들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가령 오는 25일부터 KBS 2TV는 새 월화미니시리즈 '연애결혼'을, MBC는 '에덴의 동쪽'으로 월화극 강자 '식객'에 도전장을 낸다. SBS 역시 9월초부터 '식객'에 이어 한예슬 주연의 '타짜'로 월화극 사수에 나선다.
때문에 보고 싶은 드라마들의 잦은 결방으로 울상을 지었던 시청자들은 이제 어떤 드라마를 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올림픽 기간 잦은 결방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던 한 드라마의 제작진은 "올림픽이 연일 이어진 지방촬영으로 빠듯했던 스케줄에 숨통을 틔어줬다"며 "덕분에 거의 당일 찍어 내보내야 할 상황을 면하게 됐다. 시청자 입장에서 결방이 그리 달갑지 않았겠으나 촬영 시간이 좀 더 생기면서 보다 질 높은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고 싶은 드라마들이 연일 결방되고 있어 울상이지만, 사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빠듯한 촬영 스케줄 가운데 결방이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