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떴', 익숙한 설정-낯선 캐릭터의 '유쾌한 조합'③

김현록 기자  |  2008.09.01 13:37


'패밀리가 떴다'가 떴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 '패밀리가 떴다'가 일요 예능의 최강자를 넘어 예능 전체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장어와 복분자로 유명한 전북 고창을 찾은 지난달 31일 방송분이 20.0%(AGB닐슨미디어리서치), 19.9%(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한도전'과 '해피선데이' 등 경쟁 프로그램을 모두 제쳤다.


MC 유재석과 이효리를 중심으로 김수로 박예진 이천희 대성 등 고정 출연자들 모두를 '한가족'으로 묶는 '패밀리가 떴다'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패밀리가 떴다'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 초창기 '1박2일'과 비슷하다며 표절 논란에 시달렸을 만큼 익숙한 구성과 신흥 예능 주자를 띄운 낯선 캐릭터가 그 중심에 있다.

'패밀리가 떴다'는 첫 설정부터가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을 떠올리게 한다. 연예인들이 단체로 시골로 들어가 동지애 내지 가족애를 발휘하며 하룻밤을 지내고 오는 구성이 그대로 닮았다. 각 출연자마다 캐릭터를 부여하는 점도 마찬가지. 때문에 네티즌들은 초창기부터 표절을 운운하며 닮은 점을 지적하곤 했다.


중심을 이루는 유재석 이효리 콤비도 마찬가지다. 비록 '남매'로 묶인 적은 없지만 이미 '해피투게더'-'반갑다 친구야'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사이. 국민MC 유재석을 마음놓고 무시하는 이효리와, 섹시퀸 이효리를 웃어넘기는 유재석이 서로 투닥거리는 모습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멤버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익숙한 설정도 결코 지겹지 않다는 버라이어티의 속성을 '패밀리가 떴다'는 영민하게 이용한다. 익숙함은 '패밀리가 떴다'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다. 이미 검증받은 설정과 미션, 검증받은 중심 MC를 내세워 빠르게 시청층을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후발주자가 가진 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따라하기로 정상에 오를 수는 없다. 모든 후발주자가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패밀리가 떴다'는 캐릭터로 신선함을 더한다. 친 예능 스타에게는 전에 없던 이미지를 부여하고, 예능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젊은피'를 찾아내 타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꾀했다.

섹시 스타의 대표주자 이효리는 예능에 처음 진출한 박예진과 함께 경쟁 구도를 이루고 쌩얼과 몸개그를 마다않는다. 유재석은 빅뱅 대성과 '덤앤 더머' 콤비를 이루며 여타 프로그램과는 다른 위치를 잡았다.

토크쇼에서 종종 입심을 선보였을 뿐 고정 출연자로 버라이어티에 출연한 적 없었던 김수로는 뺀질뺀질한 '김계모'로, 진지한 연기자로 알려졌던 이천희는 어리버리 '천데렐라'로 온갖 구박을 견뎌낸다. 박예진은 내숭없는 '달콤살벌 예진아씨'로 화제에 올랐다.


'패밀리가 떴다'를 연출하는 장혁재 PD는 늘 객원 멤버가 투입되고 대표 게임도 없는 '패밀리가 떴다'의 유연성을 최고의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장 PD는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정 캐릭터 구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가하지 않는다", "특정 게임보다 새로운 게임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계속 변화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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