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플릭티드텐던시 런칭쇼에서 하이탑 슈즈를 신은 빅뱅 ⓒ송희진 기자
거침없이 '하이탑'! 혀 빼서 신는 '하이탑 슈즈'가 대세다. '신발에도 혀가 있어?'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이미 트렌드세터로서는 함량 미달. 하지만 요즘 길거리 패션을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곧 '아하'하고 무릎을 칠 것이다.
흔히 말하는 신발의 '혀'는 신발끈 밑 발등을 덮는 부분이다. 본 명칭은 '베로'다. 이 부분을 바깥으로 꺼내 신은 모습이 마치 혀를 빼문 것 같아 보인다고 해서 '혀'라고 불려진다.
지난해까지 단정하게 끝까지 끈을 조여매서 신던 깔끔한 캔버스화가 유행했지만, 요즘 길거리를 걷다보면 발목까지 올라오는 운동화의 끈을 풀고 윗부분을 헐겁게 해 바지 위까지 추켜올려 신은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신발은 아이돌 그룹 빅뱅이 통이 좁아지면서 딱 달라붙은 스키니 진과 함께 신고 나오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일명 '빅뱅 신발''하루하루 신발'로 불리면서 인기검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오픈마켓 G마켓에는 현재 등록된 하이탑 스타일의 슈즈만 1400여 개에 달하며, 운동화 베스트셀러 상품 중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렇게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하이탑 슈즈를 얼핏 보면 1980~90년대 유행했던 에어로빅 신발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신발은 농구화에서 발전한 것이다. 미국 프로농구(NBA)가 인기를 끌면서 농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 만화가 쏟아지던 80년대에는 우리나라 멋쟁이의 필수 아이템이기도 했다.
하지만 농구 선수들이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신던 이 기능성 운동화는 2008년 패션 운동화로 변신을 거듭했다. 날렵한 디자인과 세련된 스타일, 톡톡 튀는 컬러로 무장하고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발목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상승의 한 요인이다.
여기에 테크토닉 열풍도 가세했다. 빅뱅에 이어 에뛰드 하우스 CF에 출연한 장근석과 고아라도 이 신발을 신고 열광적인 테크토닉 춤을 선보여 마케팅 효과를 한층 높였다.
리복의 이나영 이사는 "테크토닉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 후 형광에 가까운 애시드 컬러와 알록달록 원색의 하이탑슈즈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발을 보다 스타일리시하게 신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신발에 끈을 끼울 때 여유가 있도록 헐렁하게 끼우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세 번째 구멍까지 끈을 맨 후 안쪽에서 매듭을 지어준다.
베로 가운데 부분에 신발끈을 고정시키는 구멍에는 끈을 끼우지 않는 것이 좋으며, 끝까지 신발끈을 채우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여기에 배기팬츠나 복고풍 스키니진을 매치한다면 빅뱅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감각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