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는 한결 평안한 모습이었다.
3일 오전 해운대가 바라보이는 부산 씨클라우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울학교 이티'가 안되면 더 이상 주연으로 찾자 말아달라고 할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보이던 모습과는 달랐다.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등 각지역에서 '울학교 이티' 마케팅의 일환으로 학교를 찾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 그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학생들의 반응에 사뭇 고무된 표정이었다.
김수로는 "가끔 지방에 촬영 때문에 오면 톱가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면서 연싱 싱글벙글했다. 그는 전날 부산진여자상업고등학교에 후배들과 함께 깜짝 방문, 열화 같은 환영을 받았다.
김수로는 "기자 시사회를 할 때는 기분이 조마조마했는데 차츰 일반 시사회를 열면서 관객의 평가에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VIP 시사회에 고교 시절 은사를 초청했던 김수로는 "선생님께서 좋은 영화 고맙다고 하셨을 때 가슴이 찡 했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보람을 드러냈다.
김수로는 전날 부산진여상 학생들에 "고교를 졸업한 이후 스승의 날이면 꼭 선생님을 찾아뵙는다"며 "남은 학창 시절 동안 선생님과 추억을 쌓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수로는 "지금까지 20여편에 출연했지만 일반 시사회에서 이렇게 중간중간 박수가 터지고 포복절도하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관객들에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기쁘다"고 털어놨다.
"아직 개봉을 하지 않아 흥행 예측은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는 "영화 인생 중 평점이 가장 높은 것 같다. 네티즌 리뷰도 살펴 보는데 별점이 높더라"며 웃었다.
김수로는 "김수로의 재발견이라는 소리보다 후배들과 조화를 잘이뤘다, 영화가 퍼즐처럼 잘 맞춰져 있다, 는 평이 훨씬 기분 좋았다"며 "이번 추석은 왜 이리 연휴가 짧은지 몰라"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김수로는 "어떤 네티즌은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울학교 이티'를 한국의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했더라"면서 "아니나 다를까 리플들이 독했다"며 또 다시 웃었다.
김수로는 "현재 시사회 분위기는 '미녀는 괴로워' 이상인 것 같다"면서 "내가 객관적일 수는 없지만 코미디로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들과 느낌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로는 "'울학교 이티'는 내 영화 인생에서 첫 경험을 너무 많이 준 영화"라며 "후배들을 더 챙기게 되고 내 마음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줬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김수로와 동행한 배우 김기방은 "수로 선배는 학생들로 출연한 단역들까지 일일이 이름을 모두 외우고 힘들 때 챙겨줬다"며 '울학교 이티' 촬영장에서의 김수로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