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근 qwe123@>
이제 스무살인 백성현은 무려 15년차 배우이다. 다섯살 때 '나는 소망한다 내가 금지된 것을'로 데뷔했으니 세월로 따지면 중견배우 못지않다.
출연작도 쟁쟁하다. 드라마 '해신'과 '다모', '영웅시대' '천국의 계단' '태양인 이제마' 등 당시 가장 화제를 모았던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백성현은 '다모'에서는 이서진의 아역으로, '영웅시대'에서는 차인표의 아역, '천국의 계단'에서는 권상우, '태양인 이제마'에서는 최수종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아역부터 시작한 배우들이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다. 특히 백성현처럼 쟁쟁한 배우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는 늘 누군가의 아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럼에도 백성현은 그런 수식어가 두렵지 않다. 백성현은 "아역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일찍 시작했을 뿐 연기자의 길을 걷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백성현은 또 이렇게 말했다. "비록 아역이라도 그 회만큼은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 그였기에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울학교 이티'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시트콤 '코끼리'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던 것과는 또 다른 시작이었다.
백성현은 "'말아톤'에도 출연했지만 그 때는 고등학교 시절이었고, '울학교 이티'야 말로 성인이 되서 첫 영화라 각오가 달랐다"고 말했다.
백성현은 '울학교 이티'에 학교 '일진'이자 가출 청소년으로 등장해 선생님 김수로의 도움으로 복싱 선수의 길을 걷는 학생으로 출연한다. '코끼리'처럼 또 '일진'이다.
그는 "이상하게도 일진 역이 제의가 많다. 누구는 또 고등학생 역이라고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역을 지금 할 뿐"이라고 했다. 백성현는 '울학교 이티'는 시나리오가 좋았고, 역이 좋았기에 출연했을 뿐이지 '일진'이라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명근 qwe123@>
'울학교 이티'는 백성현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해줬다. 그는 영화와 연기에 대한 갈증을 '울학교 이티'로 많이 해소했다고 했다.
백성현은 "'말아톤' 때 조승우 선배를 보고 연기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김수로 선배에게 연기자의 각오나 자세를 배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잘하면 되겠지라고 닥치는 대로 연기를 했던 청소년 때와는 달리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길 때 '울학교 이티'를 만난 게 행운이었다는 게 백성현의 설명이다.
백성현은 "어느 순간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 잘보이고 눈에 띄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욱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아역 배우가 성장하는데 따르는 유혹을 그만큼 잘 알기에 백성현은 신중했다. 그는 최근 아역배우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아역은 어려서부터 주위에서 떠받들어지기 마련"이라며 "동료들도 그렇게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감당할 수 있는 것부터 차례로 하고 싶다는 백성현은 15년차 배우라는 소리에 손사레를 쳤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 연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새롭게 배우고 있는 만큼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이라는 각오로 도전하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