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홍봉진 기자 honggga@
'아시아의 별' 가수 보아가 본격적인 미국 진출의 서막을 알렸다.
보아는 1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7층에서 "베스트 오브 아시아, 브링 온 아메리카!"라는 타이틀로 미국 진출 공식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9일 SM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중 계단에서 굴러 전치 6주 부상을 입은 보아는 왼쪽 팔에 깁스를 하고 나타나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다음은 기자 회견에 참석한 보아와 이수만 회장, 미국 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할 맥스구스와 퍼블리싱 에이전트 헤이든벨, 안무가 플라이와 뮤직비디오 감독 차은택이 취재진과 가진 일문일답.
-보아를 처음 만난 느낌은 어땠나.
▶(맥스 무스)보아를 처음 만났을 때 보아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했다. 영어를 너무 완벽하게 해서 깜짝 놀랐다. 보아의 가장 큰 장점은 일하는데 있어 좋은 가치관과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가장 춤을 잘 추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랫동안 SM엔터테인먼트와 일 해 온 걸로 알고 있는데 왜 '블러디샤이&아방트'를 미국 진출을 위한 프로듀서로 선정했나.
▶(헤이든 벨)블러디샤이&아방트의 독특하고 오리지널한 사운드를 갖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또한 이들은 보아가 가진 춤에 대한 장점을 잘 융합시킬 수 있는 독특하고 독보적인 사운드를 가고 있는 팀이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뮤직비디오를 보면 좋겠는가.
▶(차은택)보아의 캐릭터에 집중했다. 보아가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면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형식적이고 짜여진듯한 기성 문화 속에서 보아가 가진 문화를 강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로 전개를 했다.
-안무가로서 보아의 춤을 어떻게 생각하나.
▶(플라이)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보아는 혁신가(Innovator)다. 어떤 안무가에게서든 10분 만에 배워서 다 소화해내고, 또 모든 사람들의 몸짓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보아는 하나의 빈 캔버스와 같은 존재라서 그 안에 어떤 그림도 그려 넣을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이는 동시대의 어떤 아티스트도 갖고 있지 않은 점이다. 보아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할 줄 아는 아티스트고, 안무가로서 보아와의 작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미국 진출에 대한 소감은 어떻고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수만)아시아의 넘버원이 전세계의 넘버원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일본에 진출할 때는 아시아에서 넘버원이 되려면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이름을 알려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떠오르는 시장인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앞으로 가장 큰 시장이 될 아시아에서 1등이 된다면 지금 1등 시장인 미국에서 더 큰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스타는 시장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고 앞으로 필요한 시장에서 등장하는 스타가 1등 스타가 되는 것이다. 현재는 미국 할리우드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가 전세계적인 스타인 것이다. 이제 보아는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했다. 보아의 재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아시아에서 실제로 미국에 가서 활동할 수 있는 스타는 보아가 아니겠는가. 보아 역시 '속으로 바라고 있었다'며 흔쾌히 동의해 줬다. 프로듀서로서도, 아버지 같은 입장에서도 보아 같은 딸을 얻게 된 건 기쁜 일이다.
▶(보아)미국 진출 이야기가 나온 게 2~3년 전부터다. 숨어서 준비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주위에서 '왜 앨범 안 내냐'고 할 때 '사실은 준비하고 있는데'라고 말하지 못해 답답했다. 이제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서 뮤직비디오도 공개하고 기자회견도 열게 돼 '정말 내가 미국에 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 진출할 때는 기자회견 없이 조용히 가서 처음부터 시작했었다. 그 때와 다른 점은 이렇게 큰 기자회견을 열 수 있는 위치가 됐다는 것이다. 부담도 되고 많은 응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보아의 미국 진출을 결정적으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수만)보아의 미국 데뷔는 정식 미국 가수로서 음반을 내고, 메인 스트림에 들어가서 메인 마켓에서 미국의 가장 큰 스타들과 어깨를 겨뤄보는 일이다. 미국 진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어라고 본다. 그들의 관습을 이해하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아시아를 접하는 서양인들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중요한 건 보아의 음악이었다. 헤이든 벨과 몇 년간 작업하면서 전세계적이고 미국적인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 가에 대해 고민해왔고 지금이 잘 맞아떨어지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잇 유 업'은 굉장히 미국적이고 힙합 느낌이 강한 곡이다. 제이팝을 주로 선보여왔기 때문에 소화해내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보아)물 만난 고기였다. 이렇게 멋진 노래로 멋진 안무까지 받을 수 있게 돼서 기쁘다. 힙합에 대한 요소는 제가 많이 못 보여드렸던 것 같은데 사실 저는 힙합 전공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과 다양한 춤을 보여드리는 게 제 임무가 아닐까 싶다.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점을 따로 준비했나.
▶(보아)미국에 계속 머무르면서 현지에서 미디어 트레이닝과 인터뷰 방식, 답변하는 방법 등을 많이 배웠다. 아직 어려운 점은 많지만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일본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 같다. 일본 인기 가수인 우타다 히카루도 미국 진출에 실패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보아)일본 시장은 저의 커리어를 만들어 준 곳이기 때문에 일본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본 시장이 주 베이스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스태프도 미국 시장에 맞춰서 준비를 해왔고 미국에서 잘 된다면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잘 되는 것이다. 때문에 누구와 비교를 하기 보다는 그냥 보아의 음악을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좋은 노래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컨디션이 필요하다. 타향에 오래 가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은데 예방책은 있는가.
▶(보아)14살부터 타지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익숙하면서도 외롭다. 일본에는 친구도 많고 가깝기 때문에 친구들과 부모님이 자주 오셨었다. 하지만 미국까지 12시간 비행기타고 와주는 친구들은 없을 것 같아서 현지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한국이랑 일본 음식은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LA에 많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중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일 해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마이클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을 좋아해 같이 일해보고 싶다. 마이클잭슨의 경우 특히 춤이나 움직임을 상당히 많이 보고 배웠다.
-미국 내 프로모션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맥스 구스)미국 현지에서 보아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훌륭한 팀이 구성돼있다. 매일 비디오 프로모션이나 미디어 프로모션, 언론 홍보 등 전문가들과 홍보나 마케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또한 보아는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점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1월에 발매되는 싱글 음반은 한국과 일본에서도 발매 되나?.
▶(이수만)아시아 프로모션은 전과 같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발매된다.
-내년 미국 투어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가고 싶은 미국 도시는 어디인가.
▶(보아)라스베가스에 가서 꼭 한 번 라이브를 해보고 싶다. 예전 라스베가스에서 셀린 디온의 공연을 보고 감격해서 나도 그런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난 2000년 13세의 나이로 데뷔한 보아는 데뷔곡 'ID:Peace B'부터 '아틀란티스 소녀', 'No.1', '걸스 온 탑'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한국과 일본 최고의 가수로 자리매김 했다. 보아는 일본에서 한류가 아닌 제이팝 가수들과 경쟁하는 현지화 전략을 택한 것처럼 미국에서도 현지 가수들과 당당히 경쟁해 보아만의 음악과 퍼포먼스로 아시아 최고 가수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줄 예정이다.
보아의 미국 데뷔곡 '잇 유 업(Eat You Up)'은 오는 10월7일 세계적 온라인 음악 사이트인 아이튠스(iTunes)를 통해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되며, 오는 11월11일 미국 현지에서 오프라인 싱글로 발매된다. 이후 보아는 2009년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전미 투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