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안재환(본명 안광성)이 사랑을 채 꽃피우지도 못한 채 아내인 개그우먼 정선희를 미망인으로 남겨두고 36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지난 8일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고(故) 안재환의 장례식이 발견 3일만인 11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오전 7시 추도예배를 마친 뒤 8시께 발인, 화장을 위해 운구차로 옮겨진 뒤 경기도 성남시립 화장장으로 향했다. 한 줌의 재로 변한 고인의 유해는 안치예배를 거쳐 이날 오후 장지인 경기도 고양 벽제에 위치한 '추모공원 하늘문'에 안치됐다.
장례의 전 과정은 조용하고 엄숙하게 치러졌다. 오전 7시 빈소에서 열린 영결예배는 유가족과 친지만이 참석한 가운데 약 20분만에 마무리됐으며 뒤이어 오전 8시 발인이 엄수됐다.
발인 순간 장례식장은 눈물과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정선희는 끝내 쓰러져 화장장에 따라가지 못할 뻔한 순간을 맞았고, 고 안재환의 어머니와 누나도 차례로 쓰러졌다. 내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빈소를 지켰던 최진실도 눈물을 흘렸다.
뒤이어 시신은 성남 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한 줌 재로 태워졌다. 2시간 가량 걸린 화장 시간 동안 정선희는 넋이 빠진 모습으로 곁을 지켰다.
너무 이른 죽음에 하늘도 슬퍼했던 걸까. 성남 시립화장장에서 안재환의 화장이 끝난 뒤 마지막 장지로 이동하는 동안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다. 조금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어느새 빗줄기로 변해 세상을 덮었다.
아내 정선희는 어떤 의욕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슬픔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뒤를 내내 따랐다.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도 서른 여섯이란 이른 나이에 너무나 고통스럽게 떠난 고인을 생각하며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안재환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8일부터 실신을 거듭하며 응급실 신세를 졌던 정선희는 힘겨운 모습을 보였지만 친지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화장과 유골 안치 등 장례 전 과정을 지켜봤다.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면서 탈진한 정선희는 남편의 유골이 재가 되어 나오고 안치되는 순간에도 차마 소리내 울지도 못하고 넋이 나간 듯 이를 지켜보기만 해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마음 아프게 했다.
1972년 6월에 태어난 안재환은 대원외고를 거쳐 서울대 공예과를 졸업했다. 1996년 MBC 2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MBC '내 마음의 보석상자'(2001), MBC '엄마야 누나야'(2001),KBS 1TV '사랑은 이런거야'(2002), SBS '똑바로 살아라'(2003), KBS 1TV '아름다운 유혹'(2004) 등에서 안정감 있고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고 안재환은 활동 영역을 넓혀 MBC 스타 레볼루션(2000) SBS 호기심 천국(2002), SBS 즐겨찾기(2007)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재다능한 끼를 선보였고, 2000년 '찍히면 죽는다' 2002년 '쇼쇼쇼' 등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2007년 3월부터는 주성대학 방송연기영상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외에 영화 제작에 관심을 보여 제작자로도 변신을 시도했고,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뷰티유엔터테인먼트 설립해 톱배우 김희애를 영입하기도 했다. 2005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바를 연 데 이어 2007년 아내 정선희와 함께 색조전문 화장품을 론칭하면서 사업가로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2007년 11월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채 1년도 이어가지 못한 채 숨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 안재환은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1동의 한 빌라 앞 도로 상에서 주차돼 있던 승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 안재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에 따르면 고 안재환은 발견 당일로부터 약 10일 전 만취 상태에서 연탄가스를 마시고 중독돼 사망했다는 잠정 소견이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