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현 "자기최면? 자기확신이 있을 뿐"(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08.09.15 07:00
ⓒ<최용민 leebean@> ⓒ<최용민 leebean@>


자기최면을 거는 연예인은 많다. 나는 잘된다, 연기 잘한다, 나는 예쁘다, 사람들에 사랑 받고 있다 둥둥. 하지만 자기 확신을 갖는 연예인은 드물다.


홍수현은 드물게 자기 확신을 갖고 있는 배우다. 스무 살부터 8년째 연예계에 몸을 담고 있지만 잡음도 없고, 흔들리지도 않았다. 꾸준하지만 탁월하지도 않았다. 그럴 경우 좌고우면하는 게 사람 마음이지만 홍수현은 망설이지도 않고 한 길을 걸었다.

홍수현은 "언젠가는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순간을 기다릴 뿐이지"라고 했다. 그녀의 말이 결코 오만이나 자만심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걸어온 길이 바르고 곧았기 때문이다.


11일 개봉한 '영화는 영화다'에서 홍수현은 가벼운 듯 하지만 속 깊은 여배우로 출연한다. 소지섭과 강지환, 남자 배우 비중이 큰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은 홍수현에 또 다른 도전이다. '숙명'에 카메오 출연한 외에 영화는 2001년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8년 만이다.

저예산에 남자 둘에 초점이 맞춰진 이 작품에 왜 홍수현은 8년 만에 출사표를 던진걸까.


-'영화는 영화다'는 남자 비중이 큰 작품이다. 여러 영화 제의가 왔을 텐데 굳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영화를 하고 싶었다. '대조영'은 차분하고 성숙한 모습이었는데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는 영화다'에서는 화려하지만 속 깊은 여성이라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당돌한 여배우라는 1차원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면 읽을 수록 다른 모습이 보이더라.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소지섭과 세 번째 인연이다. 소속사도 같고.

▶대학교 1학년 때 패션 화보를 하면서 만났고,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도 함께 출연했다. 그때도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어서 익숙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말수도 늘고 예전과는 달라졌더라.

-흔히 남자 주인공이 두 명이면 삼각관계로 표현되기 마련인데 소지섭과 연인으로 맺어지던데.

▶그 부분도 좋았다. 흐름에 맞게 설정된 것 같다.

-'영화는 영화다'는 연예계 이면도 담는다. 연예 활동을 오래 했는데 비슷한 경험이라도 있었나.

▶음, 연기에 집중을 하지 않는 배우들도 있기는 하다. 극 중 스타로 나오는 강지환 오빠가 여자친구와 대낮에 만나는 장면, 마음에 와닿기도 하더라. 이제 나도 '훈남' 남자친구가 생기면 편하게 만나고 싶다.(웃음)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본격적인 영화 출연은 8년 만이다. 영화에 대한 갈증이 상당한 것 같은데.

▶드라마 연기가 몸에 익숙하고 배어 있다. 그래서 변화를 위해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드라마 연기보다 영화 연기가 더 훌륭하다는 뜻은 아니다. 드라마는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길지만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함축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에 더 집중하고 토론하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영화는 영화다'를 하고 난 뒤 달라진 게 있다면.

▶좀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지금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면 부끄럽고 아쉽다. 그래서 더 성숙해지면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고,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기에 자신감이 생겼다.

-소지섭과의 베드신이 화제던데.

▶단지 베드신이라기보다 감정이 중요했기에 부담은 없었다. 사실 침대에 앉아서 이야기한 수준이었지 본격적인 것도 아니었으니깐. 베드신은 같은 연기라도 익숙하지 않은 연기이기에 불편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젊은 남녀가 뽀뽀라도 하면 좋지 않나.(웃음)

-극 중에서는 깡패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현실에서라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만일 깡패가 소지섭이면 사랑에 빠질 수 있겠나.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며)에이, 이제 결혼할 때도 됐는데 성실한 남자가 좋지.(웃음)

-소지섭과 강지환의 차이가 있다면.

▶소지섭 오빠는 듬직했고, 강지환 오빠는 편했다. 내가 아무래도 캐릭터에 몰입해서 그런지 지섭 오빠와는 무겁고 진지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최용민 leebean@> ⓒ<최용민 leebean@>


-현재보다 한 스텝만 더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 아직도 신인 때처럼 열망이 있을 것 같은데.

▶연기에 대한 열망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물론 그만큼 욕심도 있다. 그 때문에 생각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안했던 캐릭터를 제안 받으면 무조건 하겠다고 덤볐는데, 이제는 내가 과연 얼마나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지금이 뭔가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나.

▶언제나 그랬지만 요즘은 특히 그렇다. 이제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못 미칠까 생각도 든다. 바로 지금이 더욱 노력할 시기이고 답을 내기 위해 신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목표가 뭔가. 또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나.

▶연기자로 인정받고 존경 받는 게 목표다. 언젠가 다다를 수 있을 것을 안다. 그 앞에 벽이 있다면 용기로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생각하나.

▶간절히 원하면 지금까지는 대개 이뤄진 것 같다. 어릴 적부터 목표에 대한 생각은 분명했다. 그 때는 입 밖으로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자기PR 시대니깐.(웃음)

-자기 최면이라기보다 자기 확신에 가까운 것 같은데.

▶자기 확신이라고 한다면 맞는 소리인 것 같다. 한 때 이 길이 나와 안 맞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작품을 위해 미팅을 하는 게 마치 나를 파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후회를 한 적은 없다. 그 길을 믿었으니깐.

-오랜 연예 활동 동안 별다른 스캔들이나 잡음이 없었는데.

▶워낙 바른 생활을 했으니깐.(웃음) 정직하게 연기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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