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접못할 그대의 포스..반가워요! 명민좌

김현록 기자  |  2008.09.17 11:48


인터넷의 강호에서 '본좌'란 아무 때나 쓰는 용어가 아니다. 수천 수만의 의견이 시시각각 오가는 이곳에서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최고에게만 '본좌'란 극존칭이 가능하다. 이 영광의 칭호를 받은 연기자가 단 하나 있으니 바로 '명민좌' 김명민이다.


이제 2회가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쏠리는 기대의 상당 부분도 바로 믿음직한 김명민에게 쏠려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음악이란 일본의 히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처럼 음악과 코미디를 뒤섞은 휴먼 드라마. 김명민이 맡은 주인공 강마에는 낭중지추 실력과 안하무인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문제적 지휘자. 흔치않은 드라마, 만만찮은 캐릭터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다. 왜냐? '명민좌'니까.

과연 '명민좌'의 포스는 1∼2회부터 압도적. 멋들어진 장발과 쫙 빠진 연미복 차림으로 내뱉는 독설이 짜릿하다. 일명 목욕탕 목소리라 불리는 울림 좋은 음성으로 "방금 들은 연주는 쓰레깁니다"라며 "집에 가서 샤워하시고 특히 귀의 때를 빡빡 밀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일갈한 뒤 대통령이 지켜보던 무대를 내려가는 그의 모습엔 시청자들까지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명민좌'란 별명이 널리 퍼진 건 역시 지난해 초 화제의 드라마 '하얀거탑' 덕이다. 병원을 정치의 장으로, 의사들의 관계를 암투가 오가는 권력 관계로 그린 '하얀거탑'에서 김명민이 맡은 주인공 장준혁은 하얀 가운을 입은 속물이었다. 그가 몸부림 끝에 뜻밖의 몰락을 맞이하기까지, 김명민은 탄탄한 대본 속에서 한 치 오차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고고하기 그지없는 만화적 캐릭터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는 날것의 욕심으로 가득한 장준혁과 딴판이지만, 김명민과 만나 현실감 있게 살아난다. 연습과 연습으로 수술 장면과 의학용어를 소화했던 그의 완벽주의는 5개월 이상 지휘를 연습하는 것으로 되살아났다. 잠꼬대를 하면서까지 음악을 들었을 정도다.


특히 진지해서 웃긴 '베토벤 바이러스'의 코미디는 김명민의 웃음기 쫙 뺀 깐깐한 연기에 기댄 바 크다. 시종 진지한 독설 덕에 극의 코믹한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저따위 쓰레기'를 운운하던 그가 애견 베토벤이 아프다고 '토벤아!'라고 울부짖는 순간, 피식 하는 웃음이 터지는 것처럼.

최근 봇물처럼 터진 각양각색의 전문직 드라마 속에 김명민은 분명 빛나는 존재다. 정치색 짙은 의학 드라마의 첫 시도에서 보여줬던 그의 존재감 덕에 코믹한 음악 드라마를 보는 것이 더욱 가슴 두근대는 일이 됐다. 무엇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김명민이 반갑다. 돌아온 '명민좌'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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