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최민호 선수. 사진제공=imbc
17일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가 출연했다. 시원한 한판승 행진, 하염없이 흘리던 눈물, 수줍은 미소로 남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예능 토크쇼에서도 순수한 매력을 맘껏 발산했다. 꾸밈없는 입담에 매료된 탓인지 '무릎팍도사'가 40분 가까이 이어지면서 뒤이은 '라디오 스타'는 20여분으로 대폭 줄었다.
두 주 전에도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가 출연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푸근한 입심이 화제가 됐다. 역도 경기만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장미란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다시 봤다는 시청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당시 시청률은 무려 17.1%(TNS미디어코리아 집계). 17일 최민호 선수의 방송분은 시청률이 더 올라 무려 18.6%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왜 스포츠 스타들의 '무릎팍도사'가 더 화제인 걸까. 시청률도 인기 연예인보다 높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시청률를 기록한 스타는 골프선수 박세리. 이만기 선수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야구선수 양준혁,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화제가 됐고 이밖에 산악인 엄홍길, 소설가 이외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최일구 전 앵커 등 연예인과는 화제가 먼 인물들이 연이어 출연하면서 '무릎팍도사'의 재미를 더욱 높였다.
꾸밈없는 순수함은 비 연예인 출연자들의 장점으로 꼽힌다. 오락 프로그램과 토크쇼에 이미 적응해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데 능한 연예인들 대신 별다른 홍보의 목적 없이 출연해 대화를 나누는 이들을 시청자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최민호 선수 방송의 예에서 보듯 어색해하는 모습은 풋풋함으로 다가온다.
상대적으로 미디어에 노출이 덜 된 스포츠 선수나 다른 명사들의 뒷이야기는 그 자체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장미란 선수의 역도 입문기나 이외수 작가의 러브스토리, 산악인 엄홍길의 배낭에 든 필수품 등 여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등장한다.
비 연예인들이 출연해 저마다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데는 '무릎팍도사'라는 프로그램 자체의 힘도 크게 작용한다. 게스트가 카메라가 아닌 MC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은 '무릎팍도사'가 이룬 획기적 변화 가운데 하나다. 덕분에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프로그램에 적응한다.
불편한 질문을 마구 쏟아내는 것으로 이름 높지만 '무릎팍도사'는 바닥에 앉아 대화하는 것이 불편한 사라 장을 위해 바닥을 파낼 정도로 게스트들을 배려하는 면모도 지녔다. 사전 조사를 통해 준비한 갖가지 이야깃거리는 두시간 넘는 녹화 내내 대화가 끊기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