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 <사진출처=KBS>
'1박2일'이 여러모로 사직구장의 열기에 주눅이 들어버렸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는 28일 '1박2일-부산에 가다'편을 방송했다. 부산을 초저가로 체험해보자는 의도로 해운대, 사직구장 등을 방문, 체험하는 것이다.
이날 '1박2일'은 부산을 찾아 시티투어버스와 부산 지하철을 통해 역시나 극과 극 체험을 하며 서문을 열었다. 자연스레 시민들과 만나는 여정 속에 부산의 상징 중 하나인 해운대를 찾아 바다의 시원함을 화면 가득 전했다.
그러나 이날의 핵심은 무엇보다 사직구장 방문이었다. '1박2일'팀은 '야구의 성지'라 불리는 사직구장 방문에 앞서 클리닝 타임 공연이라는 영광과 동시에 부담인 임무를 부여받고 새로이 '챔피언'이란 곡과 율동을 준비하며 관중과 하나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1박2일'팀은 사직구장 방문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1박2일'의 등장에 먼저 '1박2일'을 외치며 반겨주는 시민들을 위해 "모든 준비는 끝났다"며 자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막상 경기장 안에 들어서자 '1박2일'팀은 연예인이라는 직업도 잊고 한국 야구의 힘과 열정의 원천이라는 사직구장의 진면목 앞에 잔뜩 주눅이 들고 말았다.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열기에는 주눅이 들다 못해 얼어붙어 몇 십분 째 말없이 입만 떨 버리고 있는 등 잔뜩 기가 죽어버렸다.
각 구단과 심판의 양해 하에 부여받은 클리닝 타임 10분에도 이들의 주눅은 여전했다. 공연을 펼치면서는 '1박2일' 고유의 신나는 모습을 다시금 보였으나 노래가 함성에 묻혀 안 나오고 그나마 잘못 틀어져 관중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관객들의 함성으로 '무조건'을 공연하게 되자 '1박2일'은 감동하는 한편 충격에 빠졌다.
'1박2일'의 이날 방송은 사직구장의 뜨거운 열기를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었다던 기획의도 만큼은 확실히 현실화됐다. 끝까지 질서정연한 가운데서도 열정을 펼치던 사직구장의 관중들은 사직구장의 명성을 눈앞에서 증명했다.
하지만 '1박2일'은 이 사직구장 녹화로 또다른 면에서 기가 죽기도 했다.
사직구장에서 이뤄진 녹화가 촬영 당시 경기지장 및 관객에 피해를 줬다는 구설수에 휘말리며 뜨거운 감자가 됐던 것이다. 당시 논란은 '1박2일'은 제작진의 공식 사과로 논란이 한 풀 꺾이며 앞으로는 더욱 주의할 것을 요청 하는 선에서 원만히 마무리 지어졌다.
한 번 구설수에 오른 것이니만큼 제작진이 어떤 식으로 방송을 할지는 이후로도 관심사였다. 또 애써 누그러뜨린 논란의 씨앗을 다시 틔울 수 있는 만큼 제작진의 편집 및 방송 진행 역시 쉽지만은 않았을 터였다.
실제로 방송 이후 일부 시청자는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을 찾아 "논란을 부산을 찬양하는 걸로 덮으려고 하는 거냐?", "오해를 풀기 위해 이런 식으로 편집한 것 아니냐"며 다시금 정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감동 받았다", "이번 방송을 보며 오해가 풀렸다"고 말하는 시청자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1박2일'을 기죽게 한 기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