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통신 KTF SHOW 의 독도 광고
독도와 컵라면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렇다면 독도와 자동차보험과의 관계는?
최근 독도를 간접적으로 비유한 광고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익성 광고나 캠페인에서 벗어나 광고하는 제품, 출연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과거에도 독도가 '주연'으로 출연해 독도문제를 알리고 문제의식을 고취시키는 광고들이 많았다. 독도의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주거나, 지난 8월 선보인 이동통신사 KTF SHOW 광고의 '혁명가'편처럼 '독도는 우리 땅'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이른바 애국 마케팅. 1999년 국산 콜라로 콜라독립을 외쳤던 범양식품의 815 콜라광고, 2002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의 열정, 2008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땀과 노력을 조명한 광고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면서 감동적인 문구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베이징올림픽 여파가 잠잠해진 요즘은 애국 마케팅 양상도 '은근'하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독도를 '곁다리'로 출연시키기도 하고, 민감한 사회적 문제인 독도 영유권 분쟁을 코믹하고 가볍게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컵라면 '왕뚜껑' 광고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지난달 첫 방송된 컵라면 '왕뚜껑' 광고. 이 광고는 제품명 '뚜껑'을 강조해 "누가 우리 뚜껑을 여는가"라는 카피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광고는 개그맨 김한국과 일본인 분장을 한 배우가 앞마당을 두고 옥신각신 땅 싸움을 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CF 속에는 싸움의 중재자 변희봉이 마당에 선을 그으며 "여기까지가 한국이네 땅이여. 저 독도 한국이네 것이여"라며 장독대를 가리키는 대목이 있다. 장독대를 일컫는 '독'을 이용해 에둘러 섬 '독도'를 표현한 것이다. 이어 "누가 우리의 뚜껑을 여는가"라는 한마디로 일본과 독도 영유권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국민의 마음을 통쾌하게 표현했다.
네티즌들은 광고에 대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언어 유희적 개그로 웃음과 동시에 시사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이다. 한 광고 전문 사이트에는 6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민감한 독도 문제를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해학적 광고""속이 시원해지는 광고""유머러스하면서 시대의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는 광고"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 이유다이렉트 자동차 보험 광고
흥국쌍용화재도 지난달 23일 이소룡이 등장한 이유다이렉트 자동차보험 CF 2탄에서 독도를 등장시켰다. 광고 도입부에는 이소룡이 죽도(竹島:독도의 일본식 표기)라고 씌여진 현판을 부수는 장면과 일본인들을 쓰러뜨리는 장면이 담겨있다. 최근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는 독도 분쟁을 간접적로 표현한 것이다.
왕뚜껑 광고를 제작한 리틀쥬 프로덕션 이정연 조감독은 "기존에 독도에 대한 광고가 많았지만 독도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기본적인 구조를 잡고 '독'을 연관시켜 생각을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만들 때 너무 독도를 강조해 애국심에 호소하면 오히려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며 "광고의 특성상 시사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면 제품홍보와 멀어지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광고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광고는 한번 봤을 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미와 웃음을 줘야한다"며 "보는 사람이 '속 시원하다''잘 만들었다'고 느끼면서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광고 소재로 '독도'가 이용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