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TU미디어>
이승엽은 8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홈경기에 선발출장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0대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3회 1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올라선 이승엽은 한신 선발 안도 유아의 3구를 밀어쳐 좌중간 2루타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이후 몸에 맞는 공과 볼넷으로 두 차례나 더 진루에 성공했다. '경기 MVP'는 당연히 이승엽의 몫이었다.
한신전에 강한 모습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에는 2점 홈런을 비롯해 4타수 3안타(1볼넷) 4타점을 기록하며 한신을 울렸고, 20일과 21일에도 한신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7일까지 이승엽의 한신전 타율은 3할 4푼 2리, 시즌 평균 타율 2할 3푼 8리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기록이다. 한신 홈구장인 고시엔 구장에서 타율만 보면 무려 6할 2푼 5리에 이른다.
'한신 킬러'라는 별명은 2005년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부터 생겼다. 당시 일본시리즈에서 한신을 만난 이승엽은 4경기 동안 홈런 3개를 뽑아냈다. 일본시리즈 기간 타율은 5할 4푼 5리, 이승엽이 한신을 무찌르는데 1등공신이었다.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6년 한신전 타율은 3할 8리였다. 시즌 평균 타율 3할 2푼 3리에 비해서는 다소 저조한 성적이지만, 여전히 '한방'은 한신전에서 터져나왔다. 특히 8월 1일 경기에서 이승엽은 한신 투수를 상대로 프로 통산 400호 홈런을 뽑아내고, 끝내기 투런 홈런도 쳤다.
2007년부터 '한신 킬러'의 면모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한신전 타율은 2할 5푼에 그쳤다. 올 시즌 초에도 슬럼프는 이어졌다. 4월 4~6일 시즌 첫 한신 3연전에서 이승엽은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전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다음 일어났다.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린 한신과 3연전에서 이승엽은 7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한신 킬러'의 명성을 찾기 시작했다.
이승엽이 '한신 킬러' 본색은 요미우리에게 대역전 드라마를 선사했다. 시즌 중반 한신에 13경기나 뒤져있던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활약에 힘입어 한신전에 승승장구 하기 시작했고, 결국 8일 승리로 리그 1위를 탈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