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훈남' 마르코 "'죽여 죽여'는 이제 그만"(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8.10.12 13:23


"'죽여 죽여'는 자제하려고 해요.(웃음)"

아르헨티나에서 온 매력남, 화제의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의 새 주인공 마르코가 활짝 웃음을 지었다. 짙은 눈썹, 호의 가득한 서글서글한 눈매가 첫 눈에도 쏙 들어온다.


모델 마르코(29), 아르헨티나식 풀 네임으로 리 마르코 벤자민. 인기리에 방송중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손담비와 커플을 이뤄 새로 투입된 그는 아직 낯선 얼굴이다. 그러나 사실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시작한지 어느덧 만 8년이 된 톱모델이기도 하다.

"1999년 처음 한국에 왔어요. 우연히 왔다가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고요, 아르헨티나로 돌아갔다가 다시 와 혼자 산 지 벌써 8년이 됐어요. 한국어는 처음 딱 한 학기만 따로 배웠고요, 이후엔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배웠어요."


1979년생인 마르코는 아르헨티나 이민 3세다. 톱 모델로 활약하던 그는 연기 변신을 출연하고 시트콤 '코끼리', 드라마 '에어시티', 드라마 '어깨 너머의 연인'에 출연해 왔다. 특히 최근 '우결'에 등장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조금 어색한 발음이지만 대화에는 어려움이 없다. 덕분에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자신의 속내를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더욱 진솔하게 다가온다. 지난 추석 '우결' 특집에 처음 등장한 그에 대한 뜨거웠던 반응도 그의 완벽한 몸매보다는 이 낯선 미남의 다정함과 솔직함 탓이었다.




"작가분이 '정말 결혼한 것처럼 생각하라'고 해서 그대로 했어요. 저 사람은 정말 내 아내라고 머리에 입력을 시켰어요. 처음에만 긴장했지 녹화 하는 내내 즐겼고요, 최대한 솔직하게 대하려고 했어요. 방송을 본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남자 망신 다 시킨다'고. 제가 보기에요? 쑥스러울 뿐이죠."

마르코는 방송에서 집에서 입는 '추리닝'에 '난닝구' 비슷한 셔츠를 입고 부인 손담비를 맞이했다. 방송 말미엔 동물 탈을 쓴 손담비의 볼에 '쪽' 가벼운 뽀뽀도 했다. 실제 생활이라고 생각했기에, 촬영하면서 실제처럼 더 몰입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걱정도 많았다.

"'우결'은 출연을 앞두고 잠도 못자고 긴장도 많이 했어요. 예능이 처음이잖아요. 게다가 실제 상황…. 높은 기대랑 뒤이을 반응이 무서웠어요. 제가 외국 출신이잖아요. 좋게 표현하면 붙임성이 있지만 또 너무 빨리 다가간다고 당황할 수 있으니까. 파트너가 손담비씨라 한 시름을 놨어요. 예전에 같은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알던 사이거든요. 처음 절 보는 사람은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이분이라면 절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한 시름을 놨어요."

방송 이후엔 마르코의 독특한 화법이 또 화제가 됐다. '최고'라는 뜻에서 "죽여 죽여"를 거푸 반복했기 때문이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방송에서 마르코를 말릴 수도 없는 노릇. '방송용'과 거리가 먼 솔직 화법에 제작진도 파트너 손담비도 당황했지만 그건 거꾸로 마르코를 설명하는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반응이 이렇게 클 줄은 정말 몰랐어요. 모델 활동 하며 들은 반응 전부를 합친 것만큼 방송 잘 봤다고 연락을 받았어요. 동네 아이들까지 절 보고 ''죽여 죽여'다' 이러고요. 하지만 좀 자제하려고요. 보신 분들도 좀 너무하다고 하셔서. 사실 '죽여 죽여' 말고 '뻑이 간다'는 단어도 많이 썼는데 계속 편집이 됐어요. 앞으로는 말을 좀 조심스럽게 하려고 해요."



남미 특유의 흥취와 웃음이 가득한 그는 평소 "말만 안하면 최고", "말을 많이 안해야 멋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목소리 톤이 높은데다 기분이 좋아질수록 말도 많아지고 제스처도 커진다. 물론 아르헨티나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한국에 와서 8년을 지내다 보니 스스로도 "내가 산만하고 정신이 없는 것 같다"고 웃음을 짓는다.

사실 지난 8년간 그에게 한국은 가깝고도 먼 곳이었다. 아르헨티나에 살던 시절부터 마르코는 한국이 조국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살아본 한국은 생각과 꽤 많이 달랐다.

맥주 한 병으로 밤새 클럽을 즐기는 그는 '날라리'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타인에게도 스스럼없이 인사를 하고 눈길을 마주치다보면 오해를 사기 십상이었다. 다툼에 휘말리기도 했다. 남미의 열정을 이해해주는 이도 많지 않았다. 마르코는 한국에서도 이방인이란 생각에 적잖은 실망도 했다.

"적응할 것 같으면 새로운 벽이 나타나고 그걸 넘으면 또 벽이 생기곤 했어요. 어떨 땐 혼란스러웠어요. 늘 '역시 넌 우리랑 다른 사람이야'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죠. 내 자리가 어딘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냥 둘 사이의 중간에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민준, 장혁, 김남진, 강동원 등 함께 모델 생활을 하던 많은 동료들이 성공적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지금, 마르코의 꿈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다. "배우가 되는 것이 그저 목표"라고 밝히는 마르코. '우결'은 중간자였던 그를 조국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래 독신주의자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우결'을 하고부터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진짜로 이입이 되는 거에요. 혼자 살다 이렇게 같이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해야 하지 않나요. 그 과정을 즐겨가려고 해요. 원래 전 뭐든 즐기면서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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