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사진제공=엠라이징 엔터테인먼트>
1998년 신화 1집으로 데뷔한 뒤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이했다. 신화의 이민우가 2003년 솔로 M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벌써 4집. 이제는 가수 M으로 서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신화와 M, 그리고 이민우.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을 가진 이 세 개의 자아가 그의 속에서 어떻게 녹아있을까.
◆이민우, 그가 말하는 M
1년 2개월 만에 솔로앨범을 발표한 그는 푸근한 느낌이었다.
"2003년, 신화에서 제가 제일 먼저 솔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성장하듯 앨범을 내는 것 같아서 스스로 큰 의미를 두고 있죠. 4집 앨범은 다른 때보다 더 마음에 들고 만족해요. 제 자신이 평가하기에 완성도가 있다고 생각해서 후회하지 않는 앨범이에요."
그간 다수의 자작곡을 앨범에 실어은 이민우는 '범프', '스톰프' 등의 곡으로 이미 'M스타일'이라고 불릴 만한 음악들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에 이민우가 타이틀곡으로 들고 온 곡은 '남자를 믿지마'. 최근 가요계에 붐을 일으킨 작곡가 용감한 형제의 곡이다. 남성미를 강조한 강한 사운드가 특징이었던 이민우의 음악에 부드러움이 더해졌다.
"친분이 있는 외부 작곡가들과 함께 음악 스타일이나 컨셉트에 대해 충분한 상의를 거쳐서 곡이 나오니까 제 의도대로 잘 나온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제가 거의 대부분의 곡에 참여를 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정신적인 거야 창작을 하다보면 당연히 견뎌야 할 숙제고. 공연할 생각을 하니까 이제 몸 생각도 해야겠더라고요.
이번 앨범에서는 강한 비트의 공격성 멜로디를 벗어나고 싶었어요. 가을에 나오는 앨범이다 보니 멜로디를 강조하기도 했고. 공연은 포인트만 기억하게 되는데 비슷한 무대만 있으면 재미없잖아요. 이번 앨범은 노래 제목도 한국어로 많이 지어서 좀 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 했어요."
4집 앨범 재킷은 유명 사진작가 조선희와 작업했다. 이번 앨범 콘셉트를 결정한 뒤 이민우는 조선희 작가를 떠올렸고 바로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는 남성미와 귀여움이 공존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지난 앨범들은 패션이나 스타일이 모두 남성적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좀 많이 웃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2집 재킷 촬영을 선희 누나와 함께 했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거든요.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느낌? 그 느낌이 생각나서 도와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누나는 딱 한마디 하셨어요. '얼마든지'.
웃는 컨셉트라고 해서 가볍게 음악을 한다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여유롭게 즐기면서 작업했는지 봐달라는 느낌이 더 강했어요. 그래도 등에 M자를 그려넣은 사진이나 팔에 로고를 새긴 작업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남성미를 드러냈죠. 그 사진 찍으려고 등 운동만 한 달 했어요.(웃음)"
이민우 <사진제공=엠라이징 엔터테인먼트>
'남자를 믿지마'란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 세상 남자들이 전부 나쁜 사람 같다. 정말 '남자를 믿으면 안 되나'란 질문에 그는 "무조건 남자를 믿지 말라고 하면 남자는 전부 다 사기꾼이게요"라며 웃었다.
"어릴 때 생각하는 사랑은 영원할 것 같고, 다 결혼할 것 같고, 목숨 걸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결론이 드러나는 사랑 표현법이 많잖아요. 하지만 커가면서는 조금씩 신중해지기 시작하죠. 이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자신을 포기할 수 있을지, 또 이 사람을 진짜로 사랑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고. 그런 점에서 이 노래는 30대 미혼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어요. 딱 자기 노래 같대요. 하지만 노래를 잘 들어보시면 주인공이 바람둥이는 아니에요. 나 같은 남자가 있으니 다음에는 나 같은 남자는 만나지 마라는 메시지를 담고있죠. '여자를 믿지마'란 패러디곡이 하나 쯤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한테도 그런 경험 있거든요."
대형 가수들이 속속들이 돌아오고 있는, 말 그대로 가수 춘추전국시대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이민우는 오히려 "다양하게 골라먹는 재미가 있지 않냐"며 즐기고 있었다. 신인들이 설 곳이 없다고 울상인 이때 그는 오히려 "노래만 좋으면 신인들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때는 드라마 쪽만 붐이 생기는 것 같아서 섭섭했는데 이젠 가요계 쪽이 더 불타오르는 거 같아서 너무 재밌어요. 모르는 신인도 많지만 다 챙겨주고 싶어요. 춤추면서 라이브 하는 데에는 분명 비결이 있거든요. 그 비결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그는 최근 엠 라이징(M RISING)이라는 기획사를 만들었다. 4집의 타이틀 '엠 라이징'도 거기서 따왔다. 그의 롤모델은 YG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 수장인 양현석.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조언해주는 양현석을 보면서 그는 더욱 꿈을 키우고 있다. 현재는 신인들을 모집 중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양현석처럼 뚜렷한 색깔을 가진 레이블을 만드는 게 이민우의 최종 목표다. 그는 신인 가수뿐만 아니라 작곡가까지 모으며 꿈을 키우고 있다.
"현석이 형이 해준 이야기 중 자기가 깨달은 교훈이라면서 '자기 자신만을 믿어라'고 이야기 해줬어요. 아직 저는 스스로 깨닫진 못했지만 무슨 뉘앙스인지는 알아요. 그렇게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서 제 나름대로의 레이블을 키워나가는 게 목표에요. 그렇게 해서 엔터테이너로서도, 한 레이블의 대표로서도 롱런하면 좋겠죠."(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