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영진위, 강한섭 현 위원장 정면비판 "어쩌자는 거냐?"

전형화 기자  |  2008.10.14 13:53


강한섭 영화진흥위원장과 영화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3기 영진위 관계자가 강 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을 영진위 게시판에 올려 4기 영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오는 14일 영진위 국감을 앞두고 영진위 노조에서도 입장 표명을 준비 중이어서 강한섭 위원장 체제가 중대한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준 3기 영진위 사무국장은 지난 8일 영진위 게시판에 "강한섭 위원장, 진성호 의원의 기묘한 팀플레이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전 사무국장이 이 같은 글을 올린 까닭은 지난 6일 문광부 국정감사에서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영진위 사업에 공정성 시비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진성호 의원은 "MK픽쳐스 이모 대표가 영화 다양성을 위한 전문 투자조합 심사위원장이고 그의 부인 MK픽쳐스 심모 이사가 영상전문투자조합의 진단, 평가위원으로 활동해 투자조합이 특정 관계조합원의 사금고로 전락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영진위가 2000년에서 2007년까지 출자한 32개 영상전문투자조합 중 현재 23개 조합 수익률이 평균 -10.1%에 불과하며 영진위 실책이 한국영화 침체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강한섭 4기 영진위원장의 기존 주장과 일맥상통해 영화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강 위원장은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앞선 영진위의 정책 실패가 한국영화의 위기를 가져왔다며 현 한국영화 환경은 대공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사무국장은 강한섭 위원장과 진성호 의원의 잇단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전 사무국장은 "강 위원장이 전임 위원회에 대해 상당히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는 와중에 국정감사를 앞두고 마치 전임 위원회의 결정에 커다란 잘못이나 흑막이 있었다는 듯 사실을 왜곡해 최소한의 방어는 해야겠다는 판단에 글을 썼다"고 밝혔다.

김 전 사무국장은 "2009년 영화발전기금 예산안을 보면 지난 영진위의 노선을 그대로 추종하면서 말로만 정책 실패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강 위원장이 과거 교수 신분으로 정책 비판을 할 때는 정부를 대상으로 하더니 지금은 2기와 3위 위원회를 대상으로 해 '이너서클'의 책임론을 강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사무국장은 "진성호 의원이 이미 청산된 조합에서 21.9억원 수익은 슬쩍 감추고 손실이 난 46.2억원만 부각시켰다"면서 "8년간에 걸쳐 24.3억원을 쓴 셈인 투자조합 출자사업 때문에 영화제작편수가 150편으로 늘어나고 그 문제로 인해 대공황이 왔다는 주장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고 덧붙였다.

김 전 사무국장은 "진성호 의원이 문제삼은 심재명 제작자는 영진위 위원이자 오랫동안 영화 제작을 해온 프로듀서 자격으로 진단평가에 관한 자문을 맡았다"면서 "심 위원은 뭔가 의도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여 이 보고서의 기조나 내용을 바꿀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전 사무국장은 "이은 대표는 다양성 영화에 관한 전문적인 경험을 고려해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것"이라며 "해당 투자조합의 신청 당시 MK픽쳐스와 아무 연관이 없기 때문에 심재명 위원이 결정심사에 참여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사무국장은 "역할을 과장하고 오류와 왜곡을 했다"면서 MK픽쳐스는 KTB투자조합의 경영이나 투자심의에 참여하지 않았고, 총 22개 작품 중 자신들이 만드는 작품 1편의 제작비로 3억원을 합당한 심의과정을 거쳐 받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사무국장은 "영진위가 이런 진성호 의원의 주장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해줘야 한다"면서 "하지만 강 위원장은 각종 영상투자펀드는 심하게 냄새가 난다고 하니 어쩌자는 거냐"고 주장했다.

또한 김 전 사무국장은 "진성호 의원이 지난 3기 위원회가 특정단체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이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강한섭 위원장이 있던 서울예대나 4기 위원들이 있던 (대학의) 학생들이 만든 단편 영화 지원이나 학술지원사업에 지원을 제외할 것인지, 또 여성위원 4인 모두가 관련 있는 여성영화인모임에는 절대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인지"라고 되물었다.

한편 김 전 사무국장의 이 같은 반박에 대해 영진위 관계자는 "현재 내부 입장을 조율 중"이라며 "노조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지, 영진위 차원에서 발표하게 될지, 국감 전에 표명할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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