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 ⓒ홍봉진 기자 honggga@
"똑똑한 소라? 그 아이도 나다"
김수현 작가가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된 20008서울드라마페스티벌 'Enjoy Star&story' 무대를 통해 첫 팬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수현 작가는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1968년 데뷔해 어느덧 40년을 맞이한 작가 인생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수현 작가는 "한국 드라마 40년이면 김수현이도 40년을 같이 왔다. 지금까지 일 참 많이 하고 오래 했다"며 입을 열었다.
김수현 작가는 "난 늘 쓸 게 없다. 작업 하나 끝나면 '다음에 또 뭘 쓰지 정말 싫증난다'고 한다"며 "그래도 늘 특별한 얘기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우리들의 얘기 속에 하나씩 끄집어 내 쓰기 때문에 여태까지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한 것을 찾아 헤맸다면 오히려 이 긴 시간 작업이 힘들었을 듯하다"며 "내가 오래 작가 생활을 한 것은 언제나 사람들 이야기를 쓰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는 매번 세대와 성별, 캐릭터를 막론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김수현 작가는 "20대, 30대, 40대를 모르기 때문에 가끔은 '내가 감각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요새 애들은 이렇지 않지 않나' 생각한다"며 작가이기에 어쩔 수 없는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나 곧 "그래도 늘 자신 있게 쓴다. 그 나이 때나 우리나 대동소이하다"며 "작품을 쓸 때는 스무살 아이가 나오면 내가 스무살이 되고 80 먹은 할아버지가 나오면 내가 80대 할아버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김수현 작가는 또 "소라를 보며 '애가 어떻게 이렇게 똑똑하냐'며 '김수현 드라마는 싫증난다'고 하는데 못 고치겠다"며 "소라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그 때도 다 생각하고 알 나이다. 표현을 못할 수는 있지만 알고 있는 마음을 써줘야 한다. 난 드라마를 쓰는 사람이니 그 아이를 대변해 줘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김수현 작가는 "물론 또 똑똑하다고 욕먹었다"며 "난 직선적이고 단도직입적인 사람이다.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할 말을 저 속의 것까지 끄집어내 하는 것은 내 캐릭터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수현 작가는 '서울드라마페스티벌2008'에서 최초로 실시된 '대한민국 대표작가'의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김수현 작가는 1968년 MBC 라디오 드라마 '저 눈밭에 사슴이'로 데뷔, 이후 '엄마가 뿔났다' '내 남자의 여자' '사랑과 야망' '부모님 전상서' '청춘의 덫' '완전한 사랑' '사랑이 뭐길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옥같은 드라마들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