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 ⓒ홍봉진 기자 honggga@
김수현 작가가 최근의 드라마 트렌드에 대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김수현 작가는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된 2008서울드라마페스티벌 'Enjoy Star&story' 무대를 통해 첫 팬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수현 작가는 "최근 드라마들이 엽기라든지 불륜, 출생의 비밀 등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를 바닥에 깔고 많이 한다"며 "불륜만 가지고 하지도, 파격만 가지고 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통틀어서 온통 비빔밥을 만들어서 다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어 2007년에 했던 작품인 '내 남자의 여자'를 되새기며 "나도 불륜을 썼으나 그것 하나만 썼다"고 밝히고 "요즘 어쩌다가 후배들의 시놉시스를 볼 수가 있는데 얼마나 무시무시한 게 많은지 그걸로 쓰라면 나라면 7~8개는 쓸 수 있을 듯하다"며 "그런다고 시청률이 나오나?"고 질타했다.
김수현 작가는 "시청률에 집착해 모든 것을 다 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런다고 시청률이 잘 나오지도 않는다"며 "아마도 그런 것은 작가들이 프로덕션이나 방송사의 요구에 호응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수현 작가는 "나는 늘 심플한 얘기를 소재로 잡고 작업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작품들을 정리했다.
김수현 작가는 "왜 그럼에도 보는 사람이 있느냐. 그건 내가 사람을 잘 그려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도 인간의 모습이다. 마음과 소통되기를 원해서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구세대 사람이라 죽는 날까지 어차피 지금 이대로 일하다가 죽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여 작가 일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그녀 자신의 강한 신념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한편 김수현 작가는 '서울드라마페스티벌2008'에서 최초로 실시된 '대한민국 대표작가'의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김수현 작가는 1968년 MBC 라디오 드라마 '저 눈밭에 사슴이'로 데뷔, 이후 '엄마가 뿔났다' '내 남자의 여자' '사랑과 야망' '부모님 전상서' '청춘의 덫' '완전한 사랑' '사랑이 뭐길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옥같은 드라마들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