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변담화' 표류, KBS서도 "추후 방송 결정된 바 없다"

최문정 기자  |  2008.10.17 11:39
12일 라디오 담화를 녹음하던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12일 라디오 담화를 녹음하던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담화인 '노변담화'가 15일 KBS를 통해 첫 방송된 가운데, KBS가 이후의 연속 방송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담화인 '노변담화'는 지난 13일 오전 7시께 KBS 라디오를 통해 첫 방송됐다. 방송 3사 중에는 유일하게 이뤄진 것으로 MBC와 SBS는 방송하지 않았다.

이후 청와대 측은 15일 "라디오 연설을 격주로 월요일 아침에 진행하기로 했다"며 "특정 방송사와 계약을 맺어 전담 방송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MBC와 SBS 측은 일찌감치 편성 계획이 없음과 제의가 오면 고려할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계획된 바가 없음을 밝히며 방송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게다가 대통령의 라디오 담화에 있어 지상파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듯 했던 KBS 역시 방송 이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후 방송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 측은 방송 당일인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의 라디오 담화 방송이 뜨거운 감자가 돼 여야를 막론한 질타를 받았다.

지난 15일 청와대 측의 정례화 발언 이후에는 노조 측까지 나섰다.

노조 측은 16일 청와대에 "KBS는 청와대와 계약을 맺고 대통령의 연설 보도자료를 대신 방송해 주는 홍보매체가 아니다"며 "청와대는 매주이든 격주이든 라디오 연설 방송에만 신경 쓰지 말고 진정 국민들의 민생고를 해결하는 일에 매진하라"고 비판했다.

KBS에는 "제작 자율성, 편성·제작 독립성을 침해한 어떤 형태의 일방적 라디오 연설 방송은 불가하다. 만일 이런 원칙을 무너뜨리고 방송이 강행된다면 심각한 파국을 맞을 것임을 경고한다"며 "청와대의 일방적인 라디오연설이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될 수 없음을 당장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책임을 맡고 있는 서기철 라디오 편성 제작팀장 또한 "13일 방송됐던 대통령의 담화는 일단 1회성으로 금융 위기 관련 담화라고 보고 가치를 판단해 편성·방송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정례화문제는 청와대 측의 협의 요청이 있을 경우 충분히 검토해 보고 판단할 수 있겠으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담화에 앞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라디오 담화에 대한 높은 기대와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연속 방송 편성 가능성 여부도 불분명해지며 청와대 측은 라디오 담화에 대한 입장 및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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