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의 "'소년은~' 통해 성장할 수 있어"(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8.10.25 13:16
배우 송창의 ⓒ 송희진 기자 배우 송창의 ⓒ 송희진 기자


송창의를 보고 있노라면 매일 만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건 어쩌면 그가 아주 짧은 기간에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서일지 모른다. 그가 열연한 SBS 금요드라마 '신의 저울'이 24일 종영했고,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연말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위해 준비하고 있다.


1953년 한국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한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송창의는 엘리트 태호 역을 맡았다. 태호는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시장 상황을 파악해 쌀을 모아 최고 가격에 파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

올해로 서른이 된 송창의는 영리하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송창의는 꽤 신용이 좋은 배우다. 송창의는 어떤 질문에도 당당한 태도와 함께 실수로 주저앉을 때 따뜻한 눈빛을 줄 것 같은 부드러운 태도로 답했다.


그에게 2년 전에 찍은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기회였다. 이제 시간이 흘러 드라마, 뮤지컬, 영화가 삼박자를 이뤄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왜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출연을 선택했나.


▶선택하는 입장에서 큰 기회였다. 무엇보다 남자 두 명이 등장하는 콘셉트를 좋아한다. SBS 금요드라마 '신의 저울'이나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모두 남자 두 명이 등장한다. 당시에 소년들은 전쟁 중에 보호받지 못하고 살았다. 태호가 그 시대를 잘 표현해내는 게 마음에 들었다.

-실제 고등학교 시절은 어땠는지.

▶영화를 촬영하면서 고등학교 때를 떠올려봤다. 리더십 있고 활동적이었지만 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당시 방송반도 하고 연극반도 해봤고, 수학여행가서 사회도 보고 춤도 췄었다.

-수학여행가서 춤도 췄는데 튀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수학여행에서 힙합댄스를 춘 게 아니라 재즈댄스를 췄다. 당시 대학교 진학을 위해 재즈댄스를 배웠다. 선생님의 요청에 떠밀려 친구가 노래를 부르고 뒤에서 나팔바지를 입고 재즈댄스를 췄다. 지금도 창피하다.(웃음)

-앞으로 재즈댄스를 추는 연기를 기대해봐야겠다.

▶(손 사레를 치며) 지금은 전혀 못 춘다. 춤은 계속 춰야 하는데 1년 반 정도만 배웠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하다.

-고등학교 때 연극반을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중산고등학교 1회 출신이다. 당시 방송반에 시험을 보고 들어갔는데 학업성적 때문에 잘리게 됐다. 그때 공연을 올려야 해서 사람들을 모아 연극을 연출했는데 그게 발전해 연극반이 됐다. 아직 학교가 자리를 잡지 않은 상태라 가능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레미제라블'을 보고 연기에 관심을 가졌다고 들었는데.

▶'레미제라블'은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본 공연이었다. 연기를 선택하는 데 있어 큰 계기가 됐다.

배우 송창의 ⓒ 송희진 기자 배우 송창의 ⓒ 송희진 기자


-'헤드윅' 등의 뮤지컬로 스타가 됐다. 영화와 뮤지컬은 어떻게 다른 것 같은지.

▶뮤지컬은 자연스럽게 노는 것이다. 무대가 평면적인 느낌으로 줘야하기 때문에 조명과 음향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뮤지컬은 티켓가격이 비싼 만큼 관객들에게 춤 등의 볼거리를 보여주는 쇼 적인 면이 장점이다. 특히 음악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게 뮤지컬의 힘이다. 반면 영화는 섬세한 것 같다. 영화는 배우보다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감독님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영화에 출연한 송창의의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선 영화를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뮤지컬 무대에서 즐기는 송창의를 발견한다면, 영화에서는 송창의가 태호를 저렇게 표현하는구나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연기를 할 때 전체적으로 연출자의 생각에 근거한다. 가령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감독님이 생각한 태호가 있고 내가 분석한 태호가 있지만 감독님과 함께 갈 수 있는, 거기에 맞는 옷을 입는 게 목표였다.

-강원도 양양에서 촬영 할 때 모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어떤 게 기억에 남는지.

▶모기가 정말 많았다. 당시 촬영장이 일제 강점기 때 시멘트 공장이 있던 공터였다. 여기에 숙소는 미술팀이 지어놓은 폐허 같은 교회였다. 파스를 발라도 벌레들이 물어 고생을 많이 했다.

또 귀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저는 귀신을 못 봤지만 완이는 봤다고 말했다. 나중에 이완에게 직접 물어봐라(웃음). 숙소에서 현장 갔다 오는 게임을 했는데 무서워서 아무도 현장에 가지 못했다. 어떤 날은 숙소에 들어오면 저절로 TV가 켜져 있었다고 들었다.

-이완과 이기영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완이는 무척 조용하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친해진다. 저보다 동생이기 때문에 잘 따라왔다. 지방 촬영이다 보니 술도 많이 마시고, 잘 통했던 것 같다. 제가 본 완이는 몸을 아끼지 않는다. 몰입력도 대단한 것 같다.

이기영 선배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축구를 좋아하셔서 웃통 벗고 나서서 축구도 했다. 무엇보다 많이 가르쳐주셨다. 나중에 꼭 모니터를 제대로 해보라는 충고가 기억에 남는다. 허물없는 선배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출연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작품을 통해서 여유가 생기고 시야가 넓어졌다. 제가 부족한 단계를 올라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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