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에는 더 이상 007표 신무기가 없다?②

[★리포트]

김건우 기자  |  2008.10.30 10:25


다니엘 크레이그가 새로운 제6대 제임스 본드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은 팬들은 보이콧을 선언하며 맹비난을 했다. 그동안 제임스 본드는 신사 이미지의 대명사였지만 다니엘 크레이그는 두터운 몸짓으로 과감히 액션을 서슴지 않는 차갑고 둔탁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제임스 본드는 다니엘 크레이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판이하게 다른 면을 보여준다. 본능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성격이 대표적인 차이다. 신작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007 카지노 로얄'에 이어 보다 인간적인 본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신무기가 사라진 것이다. 이것은 전작 '007 카지노 로얄'에서부터 달라진 부분이다. '007 카지노 로얄'과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본드가 왜 사랑에 마음의 문을 닫은 채 냉정한 요원이 됐는가를 그리는 시리즈의 가장 처음인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들에는 무기 발명가 Q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007 시리즈는 '살인번호' 이후 Q의 발명으로 007 가방이 첫 등장했고 '007 썬더볼 작전'에서는 껌 크기의 산소호흡기, 방사능 탐지기 등 다양한 신무기들이 재미를 더했다.


대신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보다 강한 액션으로 승부했다. '본 얼티메이텀'의 댄 브래들리가 액션 감독으로 합세해 깔끔한 정장을 입고 몸을 아끼지 않는 리얼 액션의 본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둘째는 본드걸을 대하는 방식이다. 21편까지의 작품에서 본드걸은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로 본드와 정사장면이 3회 이상은 등장할 정도로 가벼움의 대상이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본드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사랑의 순정을 보여준다. 영화는 제목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뜻인 마음의 위로 한 조각이라는 뜻처럼 행복을 위해 전직마저 고려했던 본드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정사장면을 과감히 줄였다.


이에 이번 작품에서는 본드걸의 수영복 입은 장면을 볼 수가 없다. '007 살인번호'에서 우르술라 안드레스가 흰 비키니를 입고 나온 후에 수영복을 입은 본드걸은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가 사랑한 베스퍼 린드(에바 그린 분)도 비키니로 자신의 몸매를 과시한다. 이번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본드걸의 뒤태뿐이다.

본드가 자신을 관객에게 확실하게 인식 시키는 "본드, 제임스 본드"라는 문구도 들을 수 없다. 전편 '007 카지노 로얄'이 신입 요원 본드를 냉정한 요원으로 거듭나게 했다면 이번 작품은 본드의 개인적인 복수심에 관한 영화다. 그렇기에 본드는 전작들이 보여줬던 여유가 없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유머를 즐기면서 자신이 제임스 본드임을 각인시켰던 여유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본드는 자신의 상사인 M에게 대들기도 하고, 만나는 적은 모두 죽여 버리는 충동적인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사리진 것은 칵테일을 시킬 때 항상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는 멘트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는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인 베스퍼 린드의 이름을 따 '베스퍼 마타니'란 이름을 짓기도 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베스퍼 마티니의 배합법이 등장할 뿐이다. 이는 전작에서 마티니가 사랑을 맹세하는 칵테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것은 본드카로 널리 알려진 애스턴 마틴 차량이다. 애스턴 마틴은 지난 1962년 007시리즈 1탄 '닥터 노'에서부터 본드카로 등장해 포드 머스탱, BMW 등에 자리를 뺏겼다가 2002년 '007 어나더데이'를 통해 다시 자리를 꿰찼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는 적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7바퀴나 굴러 세계 기네스북에 기록을 올리기도 했다. 이 외에 언제나 등장하는 보트 추격신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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