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유재석,이효리(첫째줄 왼쪽부터),김원희,대성,정형돈(둘째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몇 년 동안 최고 MC로 불리는 유재석. 그는 상대방의 캐릭터를 적절히 살려낼 줄 아는 주조자(鑄造者)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연예인들 중에는 그를 꼭 집어 함께 방송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KBS 2TV '해피투게더'와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를 함께 해 온 이효리는 한 인터뷰에서 "재석 오빠와 하면 내가 잘못해도 받쳐준다는 믿음이 있다. 재석 오빠와 방송하면 즐겁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MBC '놀러와'를 진행해 온 김원희 또한 인터뷰에서 "유재석과 궁합이 잘 맞는 거 같다"고 밝혔다. 김원희와 유재석은 '놀러와' 광팬들 사이에 결혼하라는 지지를 받기도 했을 정도다.
그래서일까. 유재석은 단독 MC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하는 버라이어티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의 대표작을 돌아보면 MBC '동거동락', SBS 'X맨', MBC '무한도전', SBS '패떴' 등이 비슷한 형식을 보인다.
그는 이범수(동거동락)와 윤은혜(X맨), 이천희(패떴), 박예진(패떴) 등 예능인과는 거리가 멀 것 같던 연예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스타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박명수를 2인자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캐릭터 주조자로서 상대의 캐릭터를 살려주고 받쳐주는 진행으로 1인자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는 유재석. 캐릭터 주조자로서 그의 활약을 살펴봤다.
◆ 1인자-2인자
유재석은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받던 박명수를 2인자로 끌어올렸다. 박명수는 '무한도전', '해피투게더'등 을 통해 유재석을 괴롭히는 악마 역할로 인기몰이를 했다. 최근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김한석은 유재석에게 "왜 명수만 키워 주냐"며 속상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 국민 남매
섹시 여가수 이효리가 시골 아낙네 차림으로 바뀌었다? 화려한 무대가 익숙한 그녀가 농촌 체험을 하는 '패떴'에 나서 이질감을 재울 수 있었던 건 유재석의 공이 컸다. 국민남매로서 서로 아옹다옹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재석의 서민적인 이미지가 이효리의 털털함과 합쳐져 시너지를 발휘했던 것. 이를 통해 이효리는 최고 섹시 여가수 뿐 아니라 최고 예능인으로도 인정받았다.
◆ 덤 앤 더머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인 대성은 '패떴'을 통해 버라이어티에 적합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그는 보통 아이돌그룹이 버라이어티에서 정체성을 잃고 눈요기로만 전락하는 데 반해 '아이돌 같지 않은 아이돌'이라는 구수한 캐릭터로 차별화에 성공해 '패떴'에 꼭 필요한 멤버가 됐다. 여기에는 유재석과 '덤 앤 더머'로서 아침 당번을 하며 좌충우돌했던 모습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 '햇님'-'달님'
'무한도전'에서 하하와 함께 찍은 '친해지길 바래' 코너로 인해 '어색한 형돈이'라는 캐릭터가 완성될 즈음 하하가 군대를 갔다. 이후 먹보 캐릭터를 정준하에 뺏기고 건방진 캐릭터는 노홍철의 잘난 척에 묻히고 어색한 캐릭터 역시 흐릿해질 즈음, 정형돈은 유재석에게 '햇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박명수-노홍철로 연계되는 악마 브라더스와 대치를 이룬 '햇님' 유재석-'달님' 정형돈 콤비로가 재탄생했다.
◆ MC 유-원희양
2004년부터 4년 넘게 MBC '놀러와'를 함께 진행해 온 MC유와 김원희의 혼성 콤비는 해가 거듭할수록 끈끈함을 보인다. 유재석은 유부녀인 김원희에게 "원희양"이라고 부르며 끈끈한 사이임을 강조한다. 물론 김원희의 요청도 있다지만, 이들은 "에궁~", "아이고~"라는 추임새 등으로 서로 받쳐 주며 놀러 온 게스트들에게 내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로 취하게 만든다. 이들의 콤비 플레이에 웬만한 게스트들은 안할 소리까지 다 뱉어내고 자리를 뜬다.
◆ 유재석-송은이
유재석과 송은이는 SBS '진실게임'에서 MC와 고정 패널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이들은 대학 동기로, 개그맨으로 활동하면서 에피소드가 많아 종종 폭로개그를 선보이기도 한다. 또 '무한도전-미팅 편'에서도 보여줬듯이 '무한도전'과 '무한걸스'에서 각각 반장 역할을 하는 이들은 함께 방송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진행 스타일에서 비슷한 느낌을 준다. '여자' 유재석이라는 송은이의 별명은 괜히 생긴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