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가운데)와 송대관(왼쪽에서 2번째) ⓒ사진=홍봉진 기자
'30년 가수' 인순이가 예술의 전당의 공연 불허 통보와 관련, 3일 오후 1시1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중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송대관 대한가수협회장, 안정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인순의의 공연 기획을 맡고 있는 임철빈 통엔터테인먼트 대표, 인순이 소속사인 지앤지프로덕션의 황인영 대표 등도 동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의 인순이 측 입장을 정리해봤다.
▶인순이 =이 자리가 노래하는 것보다 훨씬 떨리고, 어제 고민과 걱정을 많이 해서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예술의 전당 앞을 지날 때마다 그 무대에 서보고 싶었다. 정말 예쁜 극장이고 조용필 선배도 하셨기 때문에 저는 그냥 나도 해도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분은 그게 약력에 넣고 인순이 인기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거냐고 말씀하시는데 이도 맞는 말이다. 카네기홀도 서고 세종문화회관도 서고 예술의 전당도 서면 멋있지 않나. 짜임새 있는 무대에서 관객과 이야기하고 노래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오늘을 낳은 것 같다. 우선은 많은 선배들이 서고 싶어 한 무대이니까 만약 문이 열린다면 선배들이 먼저 서야할 것이고 나는 뒤에 서도 좋다. 꿈의 무대, 소망의 무대에 대해 왜 저는 꿈을 못 꿔야 하는지 궁금하다. 저도 제 꿈이 이뤄져서 예쁜 무대에서 노래해봤으면 좋겠다.
▶임형빈 대표=예술의 전당 측에서는 경합에 의해 떨어졌다고만 했을 뿐 보다 명확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명확한 이유를 안다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나가겠지만, 이게 없으니 향후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난처하다.
▶송대관=가수협회장으로 나왔다기보다 가수 선배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인순이 씨처럼 선후배 사이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가수가 예술의 전당 무대에 못 선다고 했을 때 가슴이 아팠다. 나 또한 내년 5월 예정으로 세종문화회관 공연 신청을 약 두 달 전에 했다. 42년 가수 인생을 총 결산하는 의미로 신청했는데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거기서 오는 허탈감과 비애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같은 심정으로 봤을 때 왜 우리들이 그런 무대 못서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그 무대에 설 수 있는지 확실하게 규정해 준다면 우리가 아예 도전을 안 할 텐데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