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모든 드라마의 방영 분량을 최대 72분으로 협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MBC의 한 편성 관계자는 4일 스타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KBS, MBC, SBS의 드라마 국장들이 모든 드라마의 방영 시간이 72분을 넘기지 않는데 협의했고 지난달 초부터 이 방침이 시행돼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이번 협의 사항은 잘 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파 3사는 시청자의 편의와 무한 경쟁으로 인한 방송사 모두의 피해를 덜기 위해 이번 협의를 이끌어 냈고, 현재까지는 이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를 하루 종일 찍더라도 15분 이상의 방송분을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드라마가 60분 방송되던 시절에는 촬영과 함께 방송이 이루어질 수 있었지만 70분이 훌쩍 넘는 드라마들이 나오면서 제작 환경 자체도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72분도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보다 높은 시청률을 위해 눈치 보듯 드라마 시간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생겼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KBS 드라마 관계자도 "드라마 시간이 75~80분으로 늘어나다 보니 제작비 증가는 물론 인력 측면에서도 고충이 심했다"며 "서로 상생하자는 차원에서 신사적인 협의를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합의가 방송 드라마 제작 풍토의 건전화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드라마 시청률의 경우, 경쟁 프로그램의 방송 종료와 함께 나머지 드라마의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각 드라마들은 조금이나마 방송 시간을 늘리기 위해 눈치 경쟁을 해왔다.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 과거 50분, 60분이던 밤 시간대 드라마 시간이 70분이 훌쩍 넘을 만큼 늘어나 시청자들로부터 드라마 보는 것이 힘들다는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방송 3사 드라마 국장들은 지난 9월 말 한 자리에 모여, 드라마 한 회당 방송 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