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전 라디오 부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송은이(왼쪽)와 신봉선 ⓒSBS 제공
독특한 개성으로 방송 3사를 제 안방인 듯 휘젓고 다니는 당찬 여자 신봉선을 만났다. '짜증 지대루다', '옳지 않아 '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대중의 주목을 받던 그녀가 어느새 많은 프로그램의 패널을 거쳐 방송 3사 곳곳에서 MC 자리를 꿰차고 있다.
현재 신봉선이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SBS '일요일이 좋다'의 새 코너 '골드미스가 간다', KBS 2TV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해피투게더3', MBC에브리원 '무한걸스' 등.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라디오 DJ다.
지난 10월27일부터 SBS 파워FM '송은이 신봉선의 동고동락' DJ를 맡게 된 신봉선을 생방송 전 라디오 부스에서 만났다.
"라디오 DJ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하게 됐어요.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신봉선의 입에서 연신 웃음과 감사의 말이 쏟아졌다. DJ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 생각했는데,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 그래서일까. 이제 방송에서 어지간하면 떨지 않는 그녀가 라디오 부스에서는 데뷔 후 첫 무대에 올랐을 때만큼 떨림을 느꼈다.
"처음이라 모든 게 신기하고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당분간은 라디오하면서 부산 사투리나 말투에 많이 신경 쓰려고요. 실은 강한 경상도 억양 때문에 욕했다는 오해도 받았거든요. 그래서 실제 생활에서도 언어에 좀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 번 방송을 한 뒤 여전히 남아 있는 신봉선의 부산 사투리 때문에 방송 중 툭 내뱉은 말이 욕처럼 들린다는 항의가 있었다.
'동고동락'의 남중권 PD는 "남들이 하면 욕이 아닌데 (신)봉선이가 말하면 욕이 돼 버리는 것 같다"고 애석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강한 사투리 억양 탓이다.
생방송 전 라디오 부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송은이(왼쪽)와 신봉선 ⓒSBS 제공
하지만 이 같은 작은 항의보다 신봉선의 남다른 끼에 환호를 보내는 청취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송은이조차 "진행하다 허를 찌르는 봉선이의 말을 들을 때면 깜짝 놀란다"며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후배"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신봉선은 "무슨 소리시냐. 나는 송은이 선배님 하나 믿고 라디오 DJ를 시작했다"고 선배를 치켜세웠다. 서로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믿음이 엿보였다.
그래서 욕심도 크다. 신봉선은 "청취율 1등이 목표가 아니었다며 시작도 안 했다"며 농반진반의 말로 DJ에 대한 강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정찬우, 김태균 선배님이 진행하는 '컬투쇼'도 처음에는 시끄럽다고 말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청취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청취율 1등 프로그램이에요. 나 역시 송은이 선배님과 진행하는 '동고동락'으로 라디오계에 새로운 장을 열어보고 싶어요."
처음 만난 신봉선은 방송 속의 왈가닥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개그계 대선배인 송은이에 대한 깍듯한 예의, 라디오 게스트로 찾은 사람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겸손을 잃지 않았다.
"송은이 선배님을 보면 아직도 불타고 있는 숯 같아요. 무엇이든 빨리 배우고 어떤 분위기에서도 잘 이끌어 나가시고. 나 역시 언젠가는 그런 개그맨이 될 수 있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