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안찾아오는 '에덴의 동쪽'에 뿔났다!

김겨울 기자  |  2008.11.06 11:28


"60억 오픈세트가 아깝다! 아까워!"

60억원을 들여 MBC'에덴의 동쪽'의 오픈 세트장을 지은 경남 합천군이 세트 활용 빈도가 낮다는 이유로 제작진에 항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에덴의 동쪽'의 한 제작진은 합천군 영상테마파크 담당자로부터 오픈 세트에서 촬영하는 일수가 너무 적다는 항의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제작진은 "촬영이 바쁘고 몇몇 배우들이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합천까지) 가기를 꺼려하다 보니 오픈 세트에서 찍는 횟수가 적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합천군 영상테마파크 담당자는 "'에덴의 동쪽'의 시놉시스 상 아이들이 성장해서 서울로 이사를 간다. 그래서 (서울의 거리가 담긴 오픈세트에서) 아역 배우들은 찍을 수 없었다. 성인이 된 후 많이 찍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거리가 멀고 스케줄이 바쁘다는 핑계로 촬영하러 잘 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세트장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부지를 철거한 4600㎡에 새롭게 조성됐으며 1970~80년대 서울 소공동과 남영동, 종로 피맛골 등지 모습을 재현했다.


담당자에 따르면 세트를 건립하면서 총 60억원의 시설비가 들었으며 30억원은 경상남도 문화예술과, 30억원은 합천군에서 각각 지원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 비해 실질적으로 수익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공중파 방송사 개발기획팀 관계자는 "방송 이후 해당지역 관광객의 증가로 수입의 증대 및 경제파급 효과에 긍정적인 측면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흥행 드라마일 경우로 한정될 뿐만 아니라 가시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다수 드라마가 상시적인 촬영이 이뤄지지 않아 방송 종료 후 방문객이 급감하고 유지보수 등 사후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오픈세트는 방치되는 형편이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에덴의 동쪽' 촬영장을 방문한 관광객은 14만명이며 어른 요금인 2000원으로 모두 계산해도 2억8000만원의 수익에 불과하다. 이는 합천군 뿐 아니라 대부분의 오픈 세트장의 실정이 비슷해 예산낭비로 지적받는 경우도 많다.

현재 문경, 합천, 익산, 진주를 비롯한 총 28개 시군에 약 35개의 오픈세트장이 있다. 오픈세트 건립비용이 보통 60억 정도 든다고 볼 때 2000억이 넘는 비용이 오픈세트장 건립에 쓰였다.

그런 만큼 입장권 수익과 같은 가시적인 경제 수익보다는 홍보를 통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 지자체 입장이며 노출 빈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에덴의 동쪽' 역시 제작 초기 25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쓰인 대작인 만큼 세트 조성비용과 한정된 제작비 충당을 위한 지자체의 오픈세트 유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만큼 지자체와 제작진 사이의 원만한 조율이 필요하다.

공중파 방송사 개발기획팀 관계자는 "오픈 세트장이 멀다고 촬영을 하러 가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제작진의 태도다. 처음부터 근거리로 잡았다면 자주 촬영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라며 오픈세트장 선택에 있어 소요시간 등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드라마 촬영 이후에도 오픈세트로 인한 수익이 생길 수 있게 하려면 안정적인 제작 인프라로 재활용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을 위한 테마파크를 비롯한 부대시설을 갖춰져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근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라는 말이 국내 문화 산업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책, 영화, 텔레비전, 인터넷, 캐릭터 상품, 게임과 더불어 오픈세트도 멀티 유스로서 활용할 방안이 있지 않을까.

오픈세트란 촬영 후 철거하는 일회성 세트와 달리 실사 건축물의 구조와 내구성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야외 세트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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