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크'에 대한 사소한 편견의 모든 것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08.11.07 14:25


민규동 감독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가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앤티크'는 그동안 꽃미남 게이가 주인공 중 한 명이라는 설정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앤티크'는 여성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단순한 꽃미남 게이 영화 그 이상이 담겨 있다.

'여고괴담2'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의 작품답게 '앤티크'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층을 이뤄 드라마를 쫓는 즐거움을 준다. 마치 케이크가 겹겹이 층을 이루다 마지막에 달콤한 크림으로 겉모습을 감추듯 '앤티크' 또한 성장영화와 스릴러, 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가 꽃미남 게이라는 설정에 감춰져 있다.


일반 시사회조차 피하다 개봉 전 유료 시사회로 관객과 깜짝 만남을 시도하는 '앤티크'에 궁금한 점을 살펴봤다.

#'샤방샤방' 꽃미남 게이 영화? 네 남자의 상처를 유쾌하게 보듬은 영화!


'앤티크'는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요시나가 후미는 독특한 개그와 남성 동성애 묘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가이다. '앤티크'는 '플라워 오브 라이프' 등 국내에 발매된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모든 남자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마성의 게이'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때문에 '앤티크'는 자칫 '샤방샤방'한 꽃미남 게이들이 사랑을 나누는 영화라는 편견에 쉽게 빠진다. 국내에 꽃미남 게이를 전면에 내세운 상업영화가 유례가 없었던 만큼 매체의 소개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앤티크'를 단순한 꽃미남 게이라고 폄하한다면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된다.

4명의 주인공 중 게이는 마성의 게이 역을 맡은 김재욱 한 명 뿐이다. 주인공 주지훈은 호모포비아에 가까울 정도로 동성애를 혐오한다.

무엇보다 '앤티크'는 네 명의 주인공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상처를 유쾌하게 끌어안은 성장 영화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어릴 적 괴한에게 납치당한 후 범인이 주는 케이크를 매일 먹어 단 것을 싫어하며 자신의 과잉보호하는 가족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주지훈. 고교시절 주지훈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뒈져버려"라는 욕을 먹은 뒤 마성의 게이로 거듭나는 김재욱.

망막박리로 권투 선수 생활을 접고 중국집 아르바이트를 하다 케이크 종업원으로 거듭난 유아인. 어린 시절부터 주지훈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그를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최지호까지. 각각의 캐릭터는 상처를 숨기고 웃고 떠들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아픔이 치유된다.

민규동 감독의 데뷔작인 '여고괴담2'처럼 주인공들의 상처가 섬세하게 그려져 있으면서도 악몽에서 깨어나는 순간까지 경쾌하게 그려진다. '앤티크'를 단순히 동성애 영화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앤티크'는 게이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뮤지컬+성장영화!

네 명의 꽃미남 남자배우가 등장하고 게이가 주요 캐릭터 중 한 명이라는 설정 때문에 '앤티크'는 자칫 게이 로맨틱 코미디로 오인을 살 수 있다. 또한 마성의 게이로 등장하는 김재욱과 프랑스 남자배우 앤디 질렛의 키스신 때문에 야할 것이라는 편견도 있다.

하지만 '앤티크'는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로 김재욱이 팬티만 입은 채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이 심리적인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결코 야하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마성의 게이라는 설정은 오히려 코미디적인 요소를 강화시켜 영화에 흥쾌함을 더한다. 게이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만큼 게이 로맨스 영화는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앤티크'에는 어린 시절 주지훈을 납치한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적인 요소에 주지훈이 수많은 여인들과 함께 하는 뮤지컬 장면 등이 등장하는 복합적인 매력을 지녔다. 네 명의 캐릭터 과거를 소개하고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성장영화로의 즐거움도 가졌다.

원작에서는 주지훈 역의 상처를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 반면 영화에서 민규동 감독은 주지훈의 상처와 감춰진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 평면적인 구성에 입체감을 더한다. 원작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네 명의 꽃미남들이 시종일관 터뜨리는 웃음은 가장 강력한 당의정이자 '앤티크'의 또 다른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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