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실 "아나운서 아닌 연기자로 평가받겠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08.11.11 10:24
오영실 ⓒ사진제공=SBS 오영실 ⓒ사진제공=SBS


시누이 얄미운 건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게다가 그 시누이가 약간 모자라면서 내 남편 사랑까지 듬뿍 받는 다면, 할 말 다 한 거다.


오영실 전 아나운서. '아나운서와 약간 모자란 시누이'라는 결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이 조합을 그녀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ㆍ 연출 오세강)에서 어느 누구보다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어쩌면 이제 오영실이란 이름에서 아나운서를 떼고 연기자를 붙일 때가 된지도 모른다.

오영실은 TV에만 안 나왔다 뿐이지 연극과 뮤지컬 '넌센스 넛크래커' 등을 통해 '연기'에 이미 빠져 있다. 하지만 그녀는 드라마는 또 다르다고 했다.


"드라마는 연극이나 뮤지컬과는 다르다. 그냥 연기하듯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번에 드라마 하면서 연기의 새로운 면을 봤다. 드라마 연기자들은 연기를 수많은 컷으로 나눠서 한다. 똑같은 장면을 다시 하면서 같은 감정을 똑같이 내야 했다. '내가 봤을 때 쉽게 도전할 만한 것은 아니구나'하고 가슴이 덜컥했다. 늘 현장에서 공부하고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되나라고 생각한다."

첫 드라마 경험을 통해 '가슴이 덜컥했다'는 오영실은 자신만의 강점을 감정이입으로 들었다.


"우는 장면 후에 다시 울거나 웃고 나서 이어 우는 장면 등에서 생각보다 감정이입이 잘 된다."

그래서인지 이제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시청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식당에 갔는데 생각지도 않은 너무나 맛난 반찬이 나온 느낌이다", "보통 아나운서들이 연기하면 왠지 어색하고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다. 그 나이에 10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연기하느라 힘들텐데, 하늘이역 너무 귀엽다", "영실님께서 나올 때 계속 기대된다. 무슨 일을 저질러서 금보라 씨를 골탕 먹일까" 등 그녀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영실은 이런 시청자들의 찬사에 극중 역할 때문이라며 겸손을 표했다.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10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40대 '정하늘' 역을 맡았다.


"약간 모자란 역할이다. 오히려 확실한 캐릭터가 나도 연기하기 쉽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하는 연기가 어렵다. 시청자들이 아나운서가 저 정도 한다는 것을 높이 사준 것이다. 어떻게 하면 연기자 대열에 올라 연기자들과 같이 평가 받을지 생각하고 노력 중이다."

오영실은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아나운서 직을 떠났다. 그리고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오영실은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프리랜서 선언을 하는 후배들한테 '전혀 다른 연기자들 혹은 연예인들과 싸워야 진정한 프리랜서'라고 말하곤 한다. 다행히 나는 MC로 남지 않고 연극이나 뮤지컬, 연기 등 여러 분야로 나갔다."

그녀는 '아내의 유혹'에서 늘 골탕 먹이는 '올케' 금보라가 자신의 연기 선생님이라고 했다.

"연기를 위해 개인 레슨 받으러 간다니까 금보라 씨가 '여기 촬영장에 (선생님이)많이 있는데 뭐 하러 그러냐'고 했다. 너무 잘 해준다. '이렇게 웃어라', ‘여기서 네가 빨리해야 내가 받아치지 않냐'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겨 준다. 김동현, 변우민 씨 등도 잘 해주고. 정말이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

연기자 오영실은 아나운서가 되기 전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비록 먼 길을 돌아오긴 했지만 그녀는 지금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처럼 뒤늦게 꿈을 찾아 나서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한 각오도 잊지 않았다.

"예전에 학원에서 연기자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결국 아나운서 시험을 보고 아나운서가 됐다. 연기를 향한 새로운 시도를 두고 주변에서 아나운서 치고 연기로 성공한 사람 없다고 하며 말리더라. 근데 정말 한번 해보고 싶었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연기자로도 성공해, 새롭게 연기자로 나선 최송현 씨 같은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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