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도현이 11일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MC로 마지막 무대에 올라 방송 MC 대신 음악으로 찾아가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윤도현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윤도현의 러브레터' 마지막 녹화에 참석해 "방송인이나 MC라는 수식어보다 YB의 보컬리스트 윤도현으로 돌아가고 싶다. 좋은 음악으로 다시 여러분께 찾아가고 싶다"며 "아쉽기도 하지만 새로운 날개를 단 것 같다"고 밝혔다.
윤도현은 이날 차분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솔직히 어제 잠을 못 잤다. 지금도 막 떨리는데 오랜만에 떨어보는 것 같다"며 "오랜만에 떨리는 데 너무 쑥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녹화 현장을 가득 메운 관객은 윤도현이 등장하자 큰 목소리로 '윤도현'을 연호했다.
윤도현은 "2002년 4월에 시작해서 6년 8개월간 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방송을 통해 덜컥 MC가 되서 욕도 많이 먹고 진행도 서툴렀다. 진행이 매끄럽다고 얘기하는 것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윤도현은 "초창기에 저희 YB를 좋아하셨던 분들에게 '러브레터'와 월드컵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지며 실망감도 준 듯해 죄송스럽기도 하다"며 "MC보다 음악에 집중해서 음악으로 말씀 드리고 공연장에서 더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
윤도현은 또 "소중한 시간을 정말 제대로 즐기고 한 톨의 후회도 없게 돌아가고 싶다. 처음의 추억하는 영상도 다 잊고 제대로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쉬워하는 관객에게는 "좋은 날이다"고 말했다.
마지막 게스트로 YB와 무대에 오른 윤도현은 "그동안은 YB가 출연하면 솔직히 편하지 않았다. 짜고 하는 것 같은 느낌에 부담됐었다"며 "이제 마지막이다. 다 털어버리는 마음으로 여기 계시는 분들께만 이라도 화끈한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브레터'의 마지막 무대는 오랜만에 지상파 방송 나들이에 나선 타이거 JK의 드렁큰타이거와 Bizzy, '러브레터'가 낳은 스타 김제동을 비롯해 YB, 박정현, 크라잉넛 등 평소 윤도현과 친분이 두터운 연예인들이 함께했다.
300회 방송에 '뜻하지 않게'라는 밴드로 함께 했던 김건모, 거미, 화요비, 린, 부가킹즈 등도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마음 아파할 필요가 없다", "무대에서 더 자주 찾아뵙겠다"며 MC 윤도현의 마지막 방송을 응원했다.
제작진은 "'윤도현의 러브레터' 2008년 11월 더 넓은 세상으로"라고 글귀를 새긴 특별 제작한 기타를 선물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관객들은 윤도현의 마지막 무대에 꽃을 던지며 마지막을 기념했다.
지난 2002년 4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윤도현의 러브레터'는 이날 녹화를 마지막으로 6년 8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녹화분은 오는 14일 밤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