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현철이 공개 코미디에서 분투하는 후배들이 안쓰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철은 지난 11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공개 코미디의 폐해를 지적하며 신인 개그맨 양성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철은 "공중파 3사에 공개 코미디가 모두 있긴 하지만 제작비나 대우를 볼 때 열악하다"며 "예전과 달리 공개 코미디로 스타가 되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공개 코미디의 장점은 갓 들어온 새내기 개그맨도 실력 있고 재밌으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방 소진된다는 것이 단점이다"며 "내가 처음 개그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4년 동안 졸병 역, 나무 역 같은 가만히 서있는 역을 했을지언정 연차를 쌓아 가면 좀 더 큰 배역을 맡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견딜 수 있었다"며 과거와 비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과거 개그 프로그램은 60분짜리 분량에 대여섯 코너로 이뤄진 비공개 코미디가 많았다. 그는 공개 코미디처럼 2분에서 길어야 6분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웃음을 줘야 하는 코미디는 개그맨 입장에서 강박관념 때문에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요즘 공개 코미디 하는 후배들보면 짧은 시간 안에 웃기지 못하면 쉽게 퇴출당하고 그래서 자기 코너 살리려면 일주일 내내 코너 짜느라 딴 일도 못한다. 그나마 버는 돈도 적은 편이니 개그맨 양성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버라이어티 예능 방송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버라이어티에 많이 출연해봤지만 개그맨보다 웃긴 가수나 탤런트는 솔직히 드물다. 하지만 그들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친하기 때문이다. 우리 후배들도 방송사에 틀어박혀 매 코너 짜는 친한 친구들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연예계 인맥을 넓혀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버라이어티 방송 특성상 짜여진 극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고가는 대화 안에서 일상 이야기도 함께 하며 웃음을 줘야 하는데 새로운 신인들이 버라이어티에 출연한다고 해도 기회가 잘 오지 못할 뿐 아니라 방송인들 간에 텃새도 심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비공개 코미디를 할 때는 한데 어우러져 조그만 역이라도 꾸준히 하면서 연기력을 쌓을 수 있었다. 연기력을 쌓게 되면 꼭 개그맨이 아니라도 연기자로서 활동할 수 있고 저변을 넓힐 수 있는데 안타깝다"며 그는 공개 코미디의 장점을 살리고 비공개 코미디를 늘리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김현철은 이날 절친한 후배인 최국이 등장하는 MBC '개그야-최국은 연예인'에 우정 출연했으며 최근 사비를 털어 조원석을 비롯한 개그맨 후배들에게 소품 의상을 사주는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