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12일 종영한 가운데 결말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 설전이 오가고 있다. 호평보다는 혹평이 대세인 네티즌 반응으로 인해 제작진 역시 당혹해하는 눈치다.
그간 KBS 2TV '바람의 나라'와 SBS '바람의 화원' 두 대작을 꺾고 당당히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얻어왔던 '베토벤 바이러스'였던 만큼 네티즌의 실망은 컸다. 네티즌들은 열린 결말로 끝난 드라마에 '낚시드라마',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실망감을 성토했다.
시청자 게시판을 살펴보면 "감당하지 못할 거였으면 무슨 이야기를 이리 벌려놨는지. 대충 정리한 느낌이 드네요" "12회부터 갑자기 웃기게 틀어버리더니 허겁지겁 18회까지 짜깁기, 편집, 다급하고 붕 뜬 느낌!" "낚시 드라마도 아니고 이렇게 실망을 줄 거면 차라리 시작을 말지" 등 비난의 글이 올려있다.
네티즌들이 이처럼 혹평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베토벤 바이러스'의 마루커플(강마에, 두루미 커플)의 애틋한 사랑은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심리적 묘사가 탁월한 드라마였던 '베토벤 바이러스'였던 만큼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미세한 떨림도 잡아내 왔던 것. 이는 멜로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이날 강마에는 두루미에게 자신이 끼던 반지를 손에 쥐어 사랑 고백을 하는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하지만 강마에는 "지휘자는 원래 반지를 낄 수 없지. 근데 나는 반지로 내 손을 무겁게 단련하기 위해 꼈어. 이젠 네가 강해질 차례야"라며 연인지간인지, 사제지간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말을 해 네티즌들의 불만을 샀다.
한 네티즌은 "마지막 회에 대해 말이 많다. 시청자가 생각하는 마지막 회와 작가가 쓴 마지막 회는 많이 달랐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러브라인을 줄이고 좀 더 휴먼으로 드라마를 그렸다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긴 시간을 러브라인 중심으로 갔던 게 이 드라마의 큰 실수라고 생각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두 번째 이유는 강마에가 '합창' 공연을 마치고 기르는 개인 토벤이와 사라지는 장면에서 가늠할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네티즌들은 "독일로 가는 거냐?" "남기로 한 건가"라며 답답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현재 네티즌들은 '베바 결말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주제로 청원을 올린 상태로 인터넷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투표를 청원한 네티즌은 "홍 작가의 해명과 사죄를 요구하는 동시에 12월 일본에서 방영하는데 이런 결말로 일본에 내보내는 건 안 된다. 18회를 다시 제작하던지 일본 수출판의 결말이라도 다시 제작하라"며 서명을 촉구한 상태다.
이 뿐 아니다. 몇 몇 네티즌은 자작 대본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올린 글을 보면 베를린으로 향하는 강마에는 두루미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건우를 부탁한다. 그리고 5년 후, 강건우의 지휘자 데뷔 콘서트에 강마에가 찾아가 꽃다발을 건네주고 건우는 관객들 앞에서 "모든 건 강마에 선생님 덕분"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콘서트 장에서 나오는 강마에는 두루미에게 가졌던 사랑을 확인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으로 네티즌들은 '베토벤 바이러스'가 담고 있는 보통 사람의 꿈과 희망이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는 결말에 대해 허무함을 호소했다. 한 네티즌은 "결국 가난한 보통 사람들은 귀족 음악 하기에 걸림돌이 많다는 거 아니냐"며 '희망을 꺾는 드라마'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KBS 2TV '태양의 여자', SBS '일지매', MBC '내 여자' 등 '열린 결말'이 대세인 가운데 한 네티즌은 "모름지기 열린 결말이어야 여운이 있고 감동이 있다? 시청자 입장으로선 "No"다. '베바'는 음악을 통한 꿈과 희망이었는데, (결말에서) 작가의 명쾌한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자기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마무리도 못 지은 채 열린 결말이라는 이름으로 대충 땜질하고자 했던 것으로밖엔 안 보인다"며 뼈 있는 지적을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