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몰라패밀리 "한때는 스스로가 측은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08.11.19 14:52
\'나몰라 패밀리\' 김태환, 김경욱, 김재우(왼쪽부터)  ⓒ이명근 기자 qwe123@ '나몰라 패밀리' 김태환, 김경욱, 김재우(왼쪽부터) ⓒ이명근 기자 qwe123@


#1. 연극배우가 꿈인 고등학생이 있었다. 하지만 우는 연기를 해도 선배들은 웃었다. 21살 때 연극을 포기하고 개그를 시작했다. 군대 다녀온 뒤 개그맨 시험을 보고 개그맨이 됐다.(김재우)


#2. 개그맨 양배추가 고교 1년 선배였다. UCC(사용자제작컨텐츠)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 UCC를 만들어 양배추랑 콤비로 '개그머신'으로 활동했다. 고등학생 때 대학생 양배추와 SBS 개그맨 선발대회에 나가 대상을 거머쥐었다.(김경욱)

#3. 주방장이 꿈이었다. 고1때부터 요리사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곧잘 남들을 웃기곤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대학에 가길 원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그를 눈여겨본 선배 추천으로 컬투 앞에서 트로트 부르고 개그맨이 됐다. 서울 올라온 지 3개월, 대학입학하고 한 달 만이었다.(김태환)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개그맨이 된 건. '나몰라 패밀리' 김재우, 김경욱, 김태환은 이제 가수를 꿈꾼다. 2006년 SBS 코미디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던 그해 그들은 'NAMOLA'라는 디지털 싱글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노래하는 개그맨이 꿈..지금도 개그는 준비 중"


"3명 모두 너무 하고 싶어 했다. 기회가 닿으면 제대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음반 제의도 많이 받았다. 근데 이벤트나 스페셜 앨범은 아닌 것 같았다.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제의가 와서 하게 됐다. 오래 전부터 곡을 받았다. 허니 패밀리를 찾아가 데뷔 6개월 전부터 트레이닝을 받았다."

탤런트가 가수가 되거나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것은 남들이 그리 뭐라고 하지 않는 시대다. 하지만 개그맨이 가수한다면 아직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세상인심이다. 힘들진 않았을까.

"처음에 가수한다고 했을 때 무슨 개그맨이 가수냐고 욕 많이 먹었다. 결국은 실력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사실 '나몰라 패밀리'는 모 방송 음악프로그램에서 '가수로서' 이효리, 빅뱅과 함께 2주 연속 1위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무대에 설 수는 없었다.

"'웃찾사' 녹화장에 있다 그 소리를 들었다. 안 믿었지만 진짜였다. 남들이 안 믿을까봐 당시 화면을 캡처 할 정도였다. 무대에 못선 게 서운하기 보다는 스스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개그맨이 노래한다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다."

한 팬은 이들의 홈페이지에 '개그맨이 개그나 하지 무슨 노래냐. '행사'하려고 그러냐'며 글을 남겼다가 다음 날 '어, 노래 괜찮네'라고 올렸다고 한다.

"욕을 하더라도 들어보고서 욕을 해줬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행사에 가면 개그 먼저 보여 주고 노래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노래만으로도 많이 불러준다."

'스스로가 측은했다'는 이들은 "우리 스스로 그런 걸 많이 깬 것 같아 자랑스럽다"며 "우리 이후로 '버퍼링스'처럼 개그맨임에도 진지한 음악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럼 이제 웃기는 건 포기한 걸까.

"방송 쉰 지 이제 2달 밖에 안됐는데 남들이 '너희 이제 개그 안하냐'이러는데 지금도 개그 준비는 한다"

\'나몰라 패밀리\' 김태환, 김경욱, 김재우(왼쪽부터)  ⓒ이명근 기자 qwe123@ '나몰라 패밀리' 김태환, 김경욱, 김재우(왼쪽부터) ⓒ이명근 기자 qwe123@


◆"컬투는 친구 같은 스승님이자 부모님이자 무서운 선생님"

'나몰라 패밀리'를 말할 때 컬투(정찬우, 김태균)를 빼놓을 수 없다.

"컬투는 친구 같은 스승님이자 부모님이자 무서운 선생님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넘어서야 하는 상대인 것은 맞다"

오는 27일 네 번째 디지털 싱글음반을 내놓는 이들은 12월 19,20일 이틀간 서울 광장동 멜론 악스홀에서 '나몰라 패밀리가 떴다. 2008 첫 경험 콘서트'를 연다. '나몰라 패밀리'를 결성한지 4년만이자, 컬투가 키운 개그맨으로는 첫 독립 콘서트다. 노래 반 개그 반으로 꾸밀 예정이다.

"(정)찬우 형이 '내가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하게 된 나이가 서른여덟이다. 그 전까지는 공연만 했다. 방송을 하나도 안 해도 연일 매진이었다'고 말하더라. 본인 같은 후계자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게 잘 안되더라도 얻을 게 있을 거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10년이 걸리던 20년이 걸리던 작게나마 하나씩 성장해 나이 들어 '나몰라 패밀리 디너쇼'를 하는 게 꿈이다"

개그맨은 생명력이 짧은 편이다. 한창 떴던 개그맨이 어느 샌가 '생활인'이 돼있는 게 비일비재하다. 개그맨 출신 가수로 꿈을 찾아 현실에 맞서는 이들은 후배 개그맨들에게 조언했다.

"갑자기 달려들어서 쓴 맛 다보고 그만두는 사람 많은데 연예인 하려면 딴 직업 택하고 개그가 좋은 사람만 와서 열심히 하면 이 바닥에서는 승리한다. 10년을 버틴다면 성공할 거라 생각한다. 여유를 갖고 아이디어 짜는 시간도 즐겼으면 좋겠다."(김태환)

"프라이드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어디 가서든 당당해져라."(김경욱)

"포기하지 마라. 누구나 인생에 그래프가 있는데 개그맨은 더 심하다. 멀리 한 십년 봐라. 운동선수와 개그맨들은 뇌물이 안 통하는 직업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멀리 봐라."(김재우)

\'나몰라 패밀리\' 김태환, 김경욱, 김재우(왼쪽부터)  ⓒ이명근 기자 qwe123@ '나몰라 패밀리' 김태환, 김경욱, 김재우(왼쪽부터) ⓒ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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