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김혜자 잇는 드라마 잉꼬커플 왜 없나?

김지연 기자  |  2008.11.20 17:24
김혜자(왼쪽)와 최불암 김혜자(왼쪽)와 최불암


'진짜 부부 아니었어?'

MBC '전원일기'가 방송될 때만해도 적잖은 사람들이 최불암, 김혜자를 진짜 부부로 알았다. 1980년 10월21일 첫 방송된 '전원일기'를 통해 20여 년간 부부로 살았기(?) 때문이다.


주변 지인들조차 최불암과 김혜자에게 '진짜 부부 아니었냐'며 농반진반의 말을 한다. 두 사람이 22년 2개월 동안 부부역할을 맡아 진짜 부부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촬영장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부부 이미지 덕에 최불암과 김혜자는 지난 2004년 11월 14일 SBS 창사특집극 '홍소장의 가을'(극본 김수현·연출 이종수)로 또 한 번 부부의 연을 맺었다.


최불암 본인조차 지난 10월12일 생애 첫 팬 미팅 자리에서 "40년 연기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유난히 부부 역을 많이 한 김혜자"라고 밝혔다.

그런데 웬일일까. 최불암과 김혜자 이후 드라마 속 잉꼬커플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이들처럼 오랫동안 연기 호흡을 맞추는 배우도 드물다.


이는 일차적으로 '전원일기'처럼 장수하는 가족극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국 한 관계자는 "이제 '전원일기'처럼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드라마 제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경제 불황과 맞물려 제작비와 드라마 편수를 줄이는데 어떻게 주 시청층이 불명확한 가족극을 찍겠냐"고 지적했다.

사실 요즘 드라마들은 SBS '달콤한 나의 도시'처럼 시청층을 특화한다. 이는 시청자가 특화돼 있을 경우 시청률과 상관없이 광고 시장에서 각광받기 때문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 이현직 CP는 "'달콤한 나의 도시'의 경우 월화 혹은 수목 미니시리즈보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시청자 층이 특화돼 있어 오히려 광고에는 효과적이었다"며 "당시 2,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주들의 문의가 쇄도했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와 경제 불황이 드라마 속 잉꼬커플의 탄생을 어렵게 한다.

SBS 드라마 한 고위관계자는 "톱배우의 경우 출연료가 너무 높다. 회당 수천만 원을 요구하는 배우를 캐스팅하면 극중 어머니, 아버지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부분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편부나 편모 밑에서 자란다. 당연히 오랫동안 부부 호흡을 맞추는 배우도 없고, 그런 역할도 찾아볼 수 없다.

이 관계자는 "'전원일기'처럼 잔잔한 드라마가 먹히던 시대가 그립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최불암, 김혜자 씨를 잇는 연기자 커플 탄생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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