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공개연애 걱정? 촌스럽지 않나?"(인터뷰)①

김건우 기자  |  2008.11.23 13:40
배우 유지태 ⓒ 송희진 기자 배우 유지태 ⓒ 송희진 기자


유지태는 쉽게 한마디로 묘사하기 힘든 사람이다. 겉모습은 평범하며 옆집 청년 같다는 평가를 받지만,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직접 감독까지 나선다. 그의 행보를 보면 복잡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유지태는 단순하고, 직선적이며, 솔직담백하다.


그는 영화 '순정만화'에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30살의 연우를 맡았다. 영화는 인터넷 세대인 젊은 남녀의 수줍은 사랑을 소박하지만 아름답게 묘사했다. "너와 더 앉아 있고 싶어"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을 것 같은 사랑, 관객들은 유지태의 순수한 사랑에 오랜만에 멜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실제 유지태는 배우 김효진과 연애를 하는 중이다. 영화 '순정만화'에서 풋풋하게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면, 실제에서는 숨김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사랑을 한다. 그는 "스캔들 걱정, 너무 촌스럽지 않나?"고 말한다. 배우라면 사랑할 때 보다 헤어진 후를 걱정할 법한데 그것도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촌스럽다"고 강조한다. 그와의 대화를 가감 없이 옮겼다.


-어떻게 '순정만화'를 선택했는지.

▶만화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순정만화' 섭외를 받기 전에 만화책을 선물 받았다. 읽어보니 인터넷 만화임에도 내공이 있어 영화로 만들어져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볼 때 조금만 더 수정하면 좋은 영화로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강풀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각색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대부분 원작으로 소재로 한 영화는 원작을 너무 의식한다. '순정만화'는 원작의 묘미와 영화적 상상력을 잘 결합시켰다. 만화의 프레임이 정적이라면 영화는 동적인 느낌이다.

-원작 캐릭터와 차별화하고 싶었던 점이 있는지.


▶보통 영화에서 정극 연기를 하려 했다면, '순정만화'에서 애드리브도 하면서 편하게 연기했다. 인터넷 만화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순정만화'는 멜로 영화다. 유지태=멜로영화라는 공식이 있는데.

▶그것은 유지태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외향적인 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17편 중 4편이 멜로 영화였다. 그중 유지태에게 도움이 되는 반응이 있던 작품의 장르가 멜로였다.

물론 멜로 영화에 대한 것은 강점이다. 그러나 영화배우는 영화에 종속되는 사람이다. 드라마는 배우와 작품이 병행해서 가는 것이라면, 영화는 영화 속에 종속되는 것이다.

-이연희와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이연희는 연기 감이 좋은 친구다. 그러나 화술이 연기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연기는 화술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감수성 등이 필요하다. 이연희가 드라마에서 순발력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감이 좋은 배우다. 내가 처음 데뷔했을 때 보다 천배 백배 낫지 않을까?



-전작 '황진이'는 상업영화였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배우 출신 영화감독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 대중들이 많이 봐야하지만 영화는 그런 논리만 통하는 게 아니다. 영화는 좋은 사람들이 좋은 에너지를 만드는 작업이다. 작품으로서의 매력도 있는 것이다.

물론 성적이 좋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마케팅이나 기자평에 치우치지 않는다. 나는 영화 완성도가 갖춰야 하는 기본 소양들을 많이 평가하는 편이다. 보통 기자들이나 관객은 스토리 중심으로 보지만, 만드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

가령 스와치 시계와 롤렉스 시계의 차이다. 스와치가 더 화려해보일 수도 있지만 롤렉스의 디테일은 쫓아올 수 없다. 영화는 연기, 스토리, 편집 등을 모두 봐야한다. 모자라고 폄하하고 재미없어 하는 분도 있지만 만든 사람들 입장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책임이 있지 않나?

▶'황진이'가 좀 더 하드고어 영화가 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장윤현 감독은 이 영화가 아들도 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랬다. 오히려 대중영화로 가려고 했던 점 때문에 반감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쉽게 폄하해서는 안 된다.

-배우 김효진과 연애 중이다. 공개 연애를 하는데 부담은 없는지.

▶자기 감성과 행동에 책임지지 못하고 피하는 것 너무 촌스럽지 않나? 옛날 사람이나 그렇지, 정말 사랑한다면 사랑에 책임을 져야 한다.

-연애는 하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헤어진 뒤를 걱정하는 게 아닐까?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조차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스타의 연인'을 끝낸 뒤 어떤 영화 작업을 생각하고 있는지.

▶만들고 있는 단편을 끝내고 장편 제작도 생각하고 있다. 청소년과 불법 체류자의 성장 드라마를 생각한다.

-벤 스틸러는 배우보다 영화감독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배우는 더 다양한 것을 접하고 경험할 수 있다. 경험할 수 있다. 연기와 감독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선한 영향력이 있는 영화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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