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PD協 "사생결단‥2005년으로 돌아가자"

최문정 기자  |  2008.11.24 16:18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의 이은규 회장과 이창섭 MBC 간사, 김영섭 SBS 간사, 이강현 KBS 간사 <사진출처=MBC>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의 이은규 회장과 이창섭 MBC 간사, 김영섭 SBS 간사, 이강현 KBS 간사 <사진출처=MBC>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가 방송 드라마 위기에 대한 자기반성과 드라마 환경 개선을 위한 호소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회장 이은규 전 MBC 드라마 국장)는 24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근처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포한 자료를 통해 "빈사 상태에 빠진 지금의 드라마 제작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응급조치를 위해 드라마와 관련된 모든 규칙은 (한류붐 이전인) 2005년 1월 1일자의 그것으로 되돌려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은규 회장과 방송 3사의 간사를 포함한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는 현재 드라마 위기가 시작된 시점으로 2005년을 꼽았다. 2004년 드라마 한류가 수면에 떠오름에 따라 그 다음해인 2005년부터 드라마에 대거 자본이 몰리며 시스템 전체를 괴멸적으로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는 "한류붐을 로또로 착각한 자본이 몰리며 한류붐 이후 생산된 드라마의 대부분이 시청자의 진심에 호소력을 발휘하는 데 승부를 걸기보다 물량주의가 기획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며 "드라마가 과도한 제작비로 화려하게 치장하는 얄팍한 술수를 당연시하게 되며 연예 산업의 수익성의 유일한 원천인 새로운 재능의 발굴, 육성에는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 수탈적 소모전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는 "현재 드라마 환경은 빈사상태"라며 "현 불경기 중에 새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들이 질적으로 나아지지 못한다면 드라마의 생존 기반은 위기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심하게 무너질 걸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난국이 풀린들, 또 다른 눈먼 불량 자본이 혹시나 해서 판에 자금을 던져 넣은들, 정부가 정책적으로 제작비를 지원한다고 나선들 드라마가 중병에서 회복되겠냐"며 "다시 되돌이킬 수도 없을 만큼 무너지기 전에 용이라도 써봐야 하지 않겠냐"고 성토했다.


이에 덧붙여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는 앞서 수십 년간 드라마를 이끌어온 선배 PD, 작가, 연기자, 스태프에 엎드려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전하며 "그간 드라마 정신에 치열하지 못하고 상황악화에 편승하거나 방치한 잘못을 뼛속 깊이 반성하고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마음을 모으고 정신을 맑게 하여 불퇴전의 각오로 드라마의 역사수레를 앞으로 굴려나가기 위해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를 둘러싼 모든 왜곡을 바로잡자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드라마 정책을 책임지는 분들께 모든 외주 비율과 편성들을 비롯한 모든 드라마 정책의 2005년 복귀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 모든 연기자와 스태프에게 2005년에 일하던 방식과 지불금액만 요구하도록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는 "드라마 공멸 주장이 이전처럼 엄살이라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다. 이제는 과거처럼 시청률에 목을 메고 동참을 구걸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한편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쓰러질 상황이라면 명예로운 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행동하기도 마음을 굳혔다. 몇 년을 끄는 안이한 죽음이냐 과감한 사생결단의 일전을 치를 것이냐 결정만 남았으며 드라마PD들은 마지막 싸움에 모든 것을 걸 생각"이라고 호소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제작비나 거래방식이 이 정도로 조정된다고 해서 드라마가 자동적으로 다시 좋아지리라고 믿는다며 그것은 참으로 안이한 생각이 될 것이다. 그것은 생명줄 연장의 최소 조치에 불과하다"며 "드라마에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번 기회에 스스로를 돌아다보돼 그 원칙은 '시청자의 눈으로 볼 때 정당하고 떳떳한가'였으면 한다"고 성토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이은규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장은 이날 "'드라마 위기'라고는 했지만 그동안 누적돼 오던 게 있어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며 "상황이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고 다급하다고 판단됐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현재의 '드라마 위기'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드러난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2005년 '대장금' 등이 인기를 모으며 한류붐이 본격화된 때부터 시작됐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불경기에 무너졌던 드라마가 경기가 회복돼도 일어나지 못하고 더 무너질 수도 있겠다 싶어 다급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서로 간에 상황 인식과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PD협회는 이를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대안 마련과 의견 교환을 목표로 오는 12월 1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TV 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