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UCC '달찬놈'의 한 장면 <사진출처=디시인사이드>
요즘 인디밴드 '장기하의 얼굴들'의 보컬 장기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장기하는 지난 21일 밤 KBS 2TV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출연한 이후 연일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장기하가 개성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포크 록 '달이 차오른다, 가자'와 '싸구려 커피'를 '이하나의 페퍼민트'에서 선보인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가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도 네티즌들의 집중 조명을 받는데 한 몫을 했다.
하지만 UCC(User Created Contentsㆍ사용자 제작 콘텐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네티즌 및 가요팬이라면 장기하가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출연하기 한 달여 전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장기하가 양팔을 위 아래로 휘저으며 부른 '달이 차오른다, 가자'와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테마곡인 그룹 산타 에스메랄다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를 절묘하게 섞은 음악인, 이른바 '달찬놈' UCC가 이미 한 달 전부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이 먼저 만들고 점점 보강 확대된 '달찬놈' UCC에는 장기하의 안무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영상도 담겨 있다.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에, '이하나의 페퍼민트' 출연 이후 장기하에 대한 관심이 더욱 폭발적으로 일었다는 평가다.
↑이현지 뮤직비디오 속 전진의 '전삐놈' 영상
이렇듯 올 한 해 가요계는 UCC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달찬놈' 이전에 '빠삐놈'이 있었다. 올 여름을 강타했던 '빠삐놈'은 '놈놈놈' 테마음악과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와 과거의 히트 CM송인 빙과류 '빠삐코' 속 음악을 합성, 인기 가수들의 안무도 섞은 코믹한 UCC이다. 등장 인물로는 전진, 엄정화, 구준엽, 이효리 등이 이었다.
'빠삐놈'은 전진의 노래 '와' 안무만을 따로 뽑아 만든 '전삐놈' UCC까지 인기를 끌게 만들었다. 아예 전진은 후배 가수 이현지의 '키스미 키스미' 뮤직비디오에서 '전삐놈' 속 안무를 재연하기까지 했다.
'빠삐놈', 전삐놈', '달찬놈' 등 패러디 UCC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은 부정적 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을 많이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하처럼 가능성 있는 신인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높임과 동시에 기존 인기 가수에 대한 친근감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가요계 전체에도 호재가 된다는 평가다.
대중음악평론가인 강태규씨는 27일 "인터넷이 보편화 되면서 UCC도 많이 탄생되는 고 있는데, 가요 관련 패러디 UCC는 개성 있으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낼 때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UCC들은 해당 가수들에 대한 호감도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 씨는 이어 "해당 가수의 음악을 심각하게 저급화 시키지만 않는다면, 패러디 UCC는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요계에 대한 관심을 재차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활력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