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왼쪽)과 한혜진 <사진=SBS>
첫 모금은 일단 썼다.
국내 첫 와인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던 SBS 월화드라마 '떼루아'(극본 황성구 ㆍ연출 김영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첫 출발을 했다.
'떼루아'는 첫 방송(1일) 시청률 6.4%를 기록, 전작인 '타짜'의 마지막 방송(11월 25일) 시청률 18.4%에 한참 못 미친 것은 물론, '타짜' 첫 방송(9월 16일) 시청률 12.9%와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떼루아'가 이처럼 기대와 다른 행보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주연배우인 한혜진과 김주혁은 1회에서 그들의 전작인 드라마 '주몽'이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와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우주 역의 한혜진은 머리를 자르고 발랄한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나타났다. 극 중에서 이우주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프랑스로 떠날 만큼 엉뚱한 모습도 지녔다.
와인 샤통 무어 마이어를 찾기 위해 강한 집념을 보여주는 강태민 역의 김주혁은 극 중에서 시종 일관 진지하고 차분하게 비쳐진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그녀 몰래 도시락을 살짝 놔두고 올 정도로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한혜진과 김주혁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왜 저래?'와 '또 저래!'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떼루아' 첫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혜진 씨 너무 오버하시는 것 아닌지. 굳세어라, 금순아'가 생각났습니다", "김주혁 씨 '프라하의 연인'과 너무 똑같아요"라는 글이 올랐다.
또 '국내 첫 와인드라마'라는 장점을 시청자들에게 부각시키지 못한 면도 있다. 첫 방송에서 '떼루아'는 극 중 무대인 파리, 보르도 등을 통해 프랑스의 이국적인 정경을 화면 가득 담았다.
그러나 '와인드라마'도 드라마다. 결국 스토리가 중요하다.
1회부터 강태민(김주혁 분)과 이우주(한혜진 분)를 이으려다 보니 극 중 강태민의 샤통 무어 마이어와 이우주의 전통주가 우연한 기회에 뒤바뀌고 또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옆에 앉게 된 이들이 갑작스런 비행기의 흔들림에 키스를 한다는 설정은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시청자에게 심어줬다.
시청자들은 "억지 상황설정이다", "재밌기 하지만 억지전개다"며 다소 급하게 전개된 1회 방송에 대해 평했다.
'국내 첫 와인드라마'를 기치로 첫발을 뗀 '떼루아'. 모름지기 '좋은 와인'이란 '어디서'도 중요하지만 '스토리를 가진 와인을 누구와' 마시는지도 중요한 법이다. 극 중 강태민이 샤통 무어 마이어 1945를 찾기 위해 애쓰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