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박찬욱, 2008 한국영화 최고 카메오는?③

배우 하정우, 박찬욱 감독, 유해진, 봉준호 감독(시계방향)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08년 한국영화에 극중 재미를 살려주는 이색 카메오들이 다수 등장했다. 영화 속 드라마를 정신없이 쫓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카메오는 마치 지루한 여행 중 발견한 멋진 풍광처럼 극중 재미를 살려준다.


올해 '추격자'를 통해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하정우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과 '울학교이티'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하정우는 '우생순'에서 극중 골키퍼 역의 수희(조은지 분)의 맞선 상대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울학교이티'에서 천성근(김수로 분)의 첫 사랑을 뺏은 주치의로도 분해 눈길을 끌었다. 대학시철 첫 사랑이 차도에서 치일 위기를 구한 천성근은 핑크빛 사랑을 꿈꾸지만 그녀가 주치의 하정우와 사랑에 빠지면서 계획이 어긋난다. 하정우의 '울학교이티' 출연은 박광춘 감독의 '마들렌'을 통해 충무로에 입성한 인연 덕분이었다.


가장 많은 감독이 출연한 작품은 '미쓰 홍당무'다. '미쓰 홍당무'에는 제작자인 박찬욱 감독과 박 감독의 인연으로 출연한 봉준호 감독이 깜짝 등장한다. '미쓰 홍당무'는 안면 홍조증을 가진 양미숙(공효진 분)의 고군분투기를 다뤘다.

박 감독은 극중 양미숙의 수학여행 추억 때 길가는 행인으로 등장하고 봉 감독은 양미숙이 다니는 영어 학원에서 함께 배우는 학생으로 분했다. 공효진의 앙칼진 목소리에 당황하는 봉 감독의 표정은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는 쟁쟁한 여배우들이 다수 카메오로 출연했다. 극중 진혁(주지훈 분)은 미남에 머리 좋고 집안 좋지만 연애를 했다 하면 여자한테 차이는 불운아다.

김민선, 서영희, 이영진, 조안 등이 주지훈을 찼던 과거 여자친구들로 출연했다. 이들의 출연은 민규동 감독과 인연 덕분이다. 김민선 이영진 조안은 민 감독의 '여고괴담-두 번째 이야기'에 출연했고, 서영희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출연했다. 당시 신예였던 이들은 자신을 데뷔시켜준 민 감독에 대한 고마움의 뜻으로 출연에 기꺼이 응했다는 후문이다.

영화 '과속스캔들'에는 가수 홍경민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홍경민은 이 영화에서 비디오 사건에 연루된 톱스타를 연기했다. 후반부에는 폐인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사건을 보도한 기자를 구타하는 코믹적인 연기도 선보인다. 홍경민은 영화의 주인공인 차태현과의 친분으로 출연하게 됐다.


차태현은 영화 '무림여대생'에 깜짝 출연했다. 차태현은 영화에서 소휘(신민아 분)가 소꿉친구 일영(온주완 분)을 찾아다니는 장면에서 깜짝 등장한다. 대사 없이 잠시 등장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자신을 톱스타 대열에 올려준 곽재용 감독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차태현은 곽 감독의 전작 '내 여차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도 카메오로 출연한 적이 있다.

방송인 김구라도 영화 '아기와 나'에 특별출연했다. 김구라는 '아기와 나'에서 열아홉 철부지 완소남 준수(장근석 분)이 일하는 술집의 고객으로 출연했다. 김구라는 룸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애를 안고 서빙하는 장근석을 바라보며 "애 아빠? 너 콘셉트 좋아"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평소 '욕신'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김구라의 호탕한 목소리는 스크린을 즐겁게 했다.

전작에 출연한 인연으로 카메오 출연한 배우로 이문식과 유해진을 빼놓을 수 없다. '강철중:공공의 적 1-1'에는 1편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눈길을 끈 이문식과 유해진이 등장해 재미를 선사한다. 전편에서 산수로 등장했던 이문식은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했고 칼잡이 용만으로 분했던 유해진은 정육점 주인으로 변신했다. 이들은 출연 분량은 짧지만 카메오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